지중해식 해산물 수프

셰프에게 배우는 서양 국물 요리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는 뜨끈한 국물 요리가 제격이다. 하지만 한국식 국물 요리가 식상하다면 서양의 국물 요리는 어떨까. 유명 레스토랑 셰프 3명에게 겨울철 먹기 좋은 서양식 국물 요리를 배워봤다. 각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는 메뉴라 더욱 구미가 당긴다.

 

■이기붕 셰프 “한국인 입맛에도 딱”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지중해식 레스토랑 ‘마르코폴로’ 이기붕(52) 셰프는 겨울이 제철인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지중해식 해산물 수프’를 추천한다. 이기붕 셰프는 “유럽의 지중해 주변에서는 예로부터 맛 좋은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며 “이 중 해산물 수프는 요즘 같은 날씨에 따끈하게 먹기 좋은 요리로, 한국인 입맛에 맞게 홍고추를 넣어 살짝 얼큰하게 즐겨도 좋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해산물 수프는 마르코폴로에서 코스 또는 단품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재료: 새우·관자·(링 형태로 자른)오징어 몸살·농어 또는 흰 살 생선살(2x2cm)·오크라 8개씩, 전복·홍고추 2개씩, 마늘 5개, 꽃게 200g, 당근·파프리카 150g씩, 양파 100g, 셀러리 40g, 토마토 페이스트 50g, 화이트와인 200mL, 물 1L, 올리브유·다진 마늘·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미르포아 재료(당근 150g, 양파 100g, 셀러리 40g)

●만드는 법

① 꽃게를 물에 씻고 식칼로 4등분 한다.

② 수프의 향미를 내기 위한 미르포아 재료는 대강 썰어 소금으로 밑간을 한 뒤 다진 마늘과 함께 강한 불에 숨이 죽을 정도로 볶는다.

③ ②에 ①의 꽃게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함께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의 신맛이 사라지면 화이트와인을 넣고 중간 불로 끓여준다.

④ ③이 자작하게 끓으면 물을 넣고 약한 불로 20분 정도 끓인 다음 고운 체에 거른다.

리볼리타

⑤ 양파, 셀러리, 당근, 파프리카는 사방 1㎝로 잘게 자르고 마늘은 편으로 썰어 올리브유에 볶는다.

⑥ ⑤에 ④의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채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어슷썰기한 홍고추를 넣는다.

⑦ ⑥에 마지막으로 생선살, 관자, 새우, 오징어 몸살, 전복, 오크라를 넣어 끓인 후 기호에 맞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이때 해산물은 오래 끓이면 질겨지므로 강한 불에 단시간 조리한다.

 

■어윤권 셰프 “국밥과 같은 요리”

이탈리아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 어윤권(45) 셰프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전통 음식인 ‘리볼리타(Ribollita)’를 추천한다. 리볼리타는 콩, 채소, 토마토를 듬뿍 넣은 수프에 소금 간이 안 된 토스카나식 빵을 하루 정도 재워놓았다가 다시 끓여 만든 죽 같은 요리다. 어윤권 셰프는 “리볼리타는 만들기가 번거로운 편이라 현재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 선보이고 있으나 원래는 ‘한국의 국밥’과 같은 서민 요리”라며 “콩의 단백질, 올리브유의 식물성 지방, 빵의 탄수화물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어 추운 날씨에 리볼리타 한 그릇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당일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리스토란테 에오에서 리볼리타를 맛볼 수 있다.

●재료: 병아리콩 불린 것(대두로 대체 가능) 200g, 청갓 250g, 양파·대파의 흰 부분 80g씩, 토마토 60g, 토스카나식 빵(바게트로 대체 가능) 60g,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5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채소육수 재료(셀러리·당근 60g씩, 양파 120g, 생수 3L, 굵은 소금 6g, 월계수잎 1장, 통백후추 10알)

●만드는 법

① 분량의 채소육수 재료를 한번에 큰 냄비에 넣고 중간 불로 뭉근히 끓인 뒤 체로 걸러낸다.

② 불린 콩 절반과 ①의 채소육수 1/3을 넣고 중간 불에 뭉근히 끓여서 자작해지면 핸드믹서로 갈아준다.

③ 적당히 넓은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달궈지면 채 썬 양파와 대파를 넣고 연한 갈색이 나도록 중간 불에 볶는다.

④ ③에 청갓과 토마토를 넣고 나머지 채소육수 2/3와 ②의 간 콩을 넣은 다음 뭉근히 끓인다. 여기에 빵을 썰어 넣어 하룻밤 재워둔다.

콜리플라워수프

⑤ ④의 내용물을 골고루 섞어 아주 약한 불로 충분히 끓인 후 올리브유, 소금, 후춧가루를 곁들여 낸다.

 

■샘킴 셰프 “속이 편안해지는 수프”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샘킴(37) 셰프는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 아침식사로 즐기기 좋은 ‘콜리플라워수프’를 추천한다. 콜리플라워수프는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는 요리로 술 먹은 다음 날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라고. 또한 콜리플라워는 비타민 C·K, 칼륨 등 영양도 풍부하다. 샘킴 셰프는 “콜리플라워는 담백한 맛과 향이 생명이기 때문에 다른 식재료를 많이 첨가하기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요리하면 좋다”고 말했다. 콜리플라워수프는 피스타치오, 땅콩 등 견과류를 고명으로 얹어 먹으면 더욱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매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이달의 수프’를 선보이고 있는 보나세라에서는 콜리플라워수프를 지난해 12월의 수프로 제공했다. 원하는 이는 미리 예약하면 보나세라에서 콜리플라워수프를 맛볼 수 있다.

●재료: 콜리플라워 2개, 양파 ½개, 우유 1L, 생크림 200mL, 올리브유·피스타치오·땅콩 약간씩

●만드는 법

① 양파를 슬라이스해서 올리브유에 볶다가 색이 투명해지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조각낸 콜리플라워를 같이 볶는다.

② ①의 콜리플라워가 노릇노릇해지면 콜리플라워가 살짝 잠길 정도로 우유를 붓고 약한 불에 끓인다. 이때 우유를 한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나눠 넣는다.

③ ②의 콜리플라워를 젓가락으로 찔러봐서 부서지면 다 익은 것이다. 불을 끄고 따뜻할 때 믹서기에 넣고 갈아준다.

④ ③을 다시 냄비에 담아 생크림을 넣고 천천히 저어주면서 중간 불에 살짝 한번 더 끓인다.

⑤ ④의 완성된 수프에 피스타치오·땅콩 등 견과류나 콜리플라워를 얇게 저민 뒤 올리브유에 살짝 구운 것을 고명으로 올린다.

 

출처: 조선일보  글 이제남 기자 | 사진 김종연,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