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작가였던 전우경(32가명)씨는 작년 초 일반 출판사에 입사하게 됐다. 전 씨는 “예전에 비해 책상에 많이 앉아 있는데 그래서인지 두 달 전부터는 앉아있을 때 엉덩이가 심하게 아파온다”며 “최근에는 다리가 약간 저린 느낌까지 들어 디스크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오랜 시간 의자 또는 바닥에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뻐근하다. 그리고 장기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뻐근함을 넘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며 때에 따라서는 다리가 저린 느낌까지 들게 된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스크를 의심하거나 다른 심각한 질환을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엉덩이의 심한 통증은 디스크만이 원인은 아니다.


엉덩이 통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갑작스런 사고가 아니라면 가장 많은 원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좌둔점액낭염(좌골점액낭염)이다.


점액낭은 근육과 근육 사이 또는 뼈 사이 등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조직인데 주로 충격완화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좌둔점액낭염은 엉덩이에 있는 이 같은 점액낭에 오랫동안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엉덩이 옆에 좌골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때로는 점액낭염이 좌골신경을 자극해 다리가 저린 느낌 이 들기도 한다.


세종병원 정형외과 김선구 과장은 “다리가 저리면 먼저 디스크를 의심해야 하지만 만약 주로 앉아 있을 때만 엉덩이 등에 통증이 나타나면 좌둔점액낭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좌둔점액낭염은 다른 곳으로 전이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악화되고 만약 한쪽 골반의 통증이 심하다면 그 쪽 방향을 덜 쓰게 되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좌골점액낭염의 치료는 통증에 비해 의외로 간단하다.


영동세브란스 재활의학과 임상희 교수는 “디스크가 아닌 좌둔점액낭염으로 인한 통증은 주사나 스트레칭으로도 경감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김선구 과장은 “좌둔점액낭염이 있는 경우에는 아픈 부위가 되도록 딱딱한 곳에 닿지 않는 것이 좋다”며 “따라서 의자의 쿠션은 부드러운 것이 좋고 가운데가 비어있는 도너츠 모양의 방석도 염증 부위를 적게 자극시키기 때문에 사용하면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척추에서부터 대퇴골까지 오는 근육인 장요근의 양쪽 균형이 깨져도 엉덩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양·한방협진 AK클리닉 윤승일 원장은 “장요근의 한쪽이 너무 뭉쳐 있으면 엉덩이 통증이 올 수 있다”며 “장요근이 너무 뭉치게 되면 발이 밖으로 벌려져 걷는 팔자걸음을 걷게 되고 이로 인해 횡경막을 잘 내려오지 못하게 해서 호흡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즉 장요근으로 인한 엉덩이 통증은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막히는 증상도 함께 올 수 있는 것.


장요근의 좋지 않은 유연성은 허리 통증까지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땅에 손을 닿게 하는 운동을 통해 유연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다.


더불어 벽을 미는 운동으로 유연성을 회복시키는 것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앞 다리는 굽히고 뒷다리는 쫙 편 상태에서 발이 일자 보다 안쪽으로 향하게 한 후 손으로 벽을 미는 동작을 하면 좋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너무 뒤로 젖혀 앉는 경우에도 꼬리뼈가 안쪽으로 눌려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주로 무릎을 구부릴 때 통증이 오는 이상근(Piriformis) 증후군도 엉덩이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나 통풍이 있는 경우에는 좌둔점액낭염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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