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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흔은 건강의 적신호.'몸에서 피가 보이면 덜컥 가슴이 내려 앉는다. 난치병에 걸리지 않았나 싶어서다. 특히 양치질을 하거나 코를 풀 때 침을 뱉을 때 피가 섞여나오면 마음이 복잡해져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소변 대변에 혈흔이 묻어나면 더욱 그렇다. 대체로 암의 전조증세 아닌가 의심이 들어서다.

맞는 추측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신체에서 피가 나면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혈흔은 비록 작은 질환에 불과할지라도 자각증세라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다. 단 무작정 걱정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건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전문의들을 통해 혈흔의 원인을 살펴본다.


실명등 우려 결막염 치료 필요

▶눈에서 피가=눈에서 피가 나는 증상의 대부분은 외상에 의해 결막을 다쳤거나 유행성 결막염 등 눈병이 심해졌을 때다. 이 외에도 피곤해서 생기는 결막출혈의 2차 증상이나 종양이나 고혈압 환자가 흘린 코피가 역류해 나올 수도 있다. 이동호 빛사랑안과 원장은 ""눈에서 피가 날 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치료를 제대로 못하면 실명 또는 시력 저하로 이어지는 응급질환인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고막 터지거나 골절 가능성도

▶귀에서 피가=귀에서 피가 나면 귓속 염증이 심하거나 고막이 터져 외이도를 다쳤을 경우다. 교통사고 등으로 측두골에 골절이 생겨도 귀에서 피가 난다. 이 외 아스피린을 상시 복용하거나 항응고 치료를 받는 사람의 귀에서 피가 더 잘 날 수 있으며 중이염을 심하게 앓아도 피가 나기도 한다.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아이들은 면봉이나 귀후비개로 귀지를 파내다 상처를 입어 출혈이 생기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는 고막보다 귀벽에 상처가 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만 잘 해주면 별 탈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처로 인해 피눈물이 나면 안(眼) 내용물이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눈과 눈 주위를 만지지 말고 눈은 감은 상태로 급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비염ㆍ축농증 많아…습도 조절을

▶코에서 피가=비염이나 축농증이 있거나 손가락을 코에 넣고 후비는 습관이 있을 때 코피가 자주 난다. 겨울철 공기가 차고 건조해지면서 비염이 발생해 코피가 나기도 하고 코뼈가 휘어져 있는 경우도 코피의 위험성은 증가한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속적으로 코에서 소량의 출혈이 이어질 경우 비염에 대한 치료는 물론 방안 습도를 올려주고 코안을 부드럽게 해주는 연고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솜으로 코를 막고 양쪽 콧구멍을 눌러주면 쉽게 지혈이 되지만 경우에 따라 상당량의 피가 목쪽으로 넘어와 입으로 뱉어야 하는 경우엔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결석ㆍ종양ㆍ외상 등 심각한 병 주의

▶소변에 피가=소변에 피가 섞여나오는 원인은 다양하다. 감염이나 외상 결석 종양 등으로 피가 나올 수 있으며 혈핵학적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50세 이상의 남성에게 가장 흔한 혈뇨 원인은 전립선 비대증이다. 이 외 배뇨문제 외상 심한 운동 뒤에도 피가 나올 수 있다. 방광암 신장암 등의 초기증상에서도 혈뇨가 보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관찰과 전문의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문영태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혈뇨는 치료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질환들의 전조증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담 지속될땐 결핵ㆍ폐암 의심을

▶침 가래에서 피가=입에서 피가 나오는 경우는 크게 2가지다. 혈담이라고 해서 입속 분비물이나 가래 등에 피가 묻어나오는 경우와 목구멍에서부터 피가 넘어나오는 객혈이란 증상이다.

혈담은 기관지염이나 목구멍 안쪽 상처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결핵이나 폐암환자에게서 이런 증상이 발견된다. 객혈은 폐결핵이나 기관지 확장증 폐암 국균종 등 호흡기질환에 많이 보인다. 김영삼 연대 세브란스 호흡기내과 교수는 ""혈담이나 객혈 모두 증상이 오래되고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 바로 병원을 바로 찾아야 한다""며 ""특히 고령일 때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아 잇몸에서 피가=건강한 사람도 잇몸에서 피가 날 수 있다. 대부분 염증이 생기거나 부어서 피가 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며칠 관리를 잘 해주면 염증이 사라지고 출혈이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치나 고질적인 잇몸질환으로 인해 피가 나올 때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승규 이승규 치과 원장은 ""입 속은 다른 신체기관과 비교했을 때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배 이상 빠르다""며 ""간단한 질환으로 피가 나면 아프다고 칫솔질을 피하지 말고 상처 부위를 더욱 열심히 닦아줘야 상처를 보다 빨리 아물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백혈병이나 암 등으로 인해 잇몸이 약해졌을 경우에도 잇몸에서 피가 나기 때문에 잇몸 출혈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선홍빛은 치질… 점액나오면 직장염

▶항문에서 피가=항문에서 피가 나는 가장 흔한 질환은 치질이다. 휴지에 묻거나 변기에 조금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변기 속이 온통 빨간빛으로 변할 정도라면 치핵에 의한 출혈인 경우가 많다. 직장암 결장암 작장탈 직장염 등의 질환이나 대장혈관질환 위십이지장궤양 등으로도 항문 출혈이 생긴다.

혈흔 색깔로 증세의 심각성을 따져볼 수도 있다. 색깔이 선홍색이면 치핵이나 치열 등 항문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검은빛을 띠거나 지저분하고 역겨운 냄새가 나면 암에서 생긴 괴사조직과 섞여 피가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피에 점액이 섞여 나오면 상당수가 직장염에 의한 출혈이다. 성덕주 대항병원 대장항문과 과장은 ""배변 전부터 항문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치열의 가능성이 높고 통증이 전혀 없이 선혈이 나왔다면 대개 치핵에 의한 출혈일 경우가 많다""며 ""출혈의 양과 피의 색깔 통증 유무 등으로 간단히 짐작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