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여성 40% 경험… 30대도 27%나 수치심으로 숨기다 우울증 등 위험도

◈갈수록 낮아지는 발병 연령대〓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흘러나와 속옷을 적시는 증상을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 여성의 40%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주로 중년 여성과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30대 젊은 여성들도 요실금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한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가 지난 2003년 전국 30세 이상 2577명(남 1247명 여 1330명)을 대상으로 요실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여성의 27.6%가 요실금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 10명중 3명가량이 요실금 때문에 고생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젊은 여성들의 요실금 발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요실금의 종류와 증상〓요실금은 주로 복압성(腹壓性) 요실금과 절박성(切迫性) 요실금으로 분류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과 재채기 등 배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방광 경부와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근육이 약해지면서 소변이 찔끔찔끔 나오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에는 성관계 도중 소변이 새기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이란 소변을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흘러 나오는 증상으로 사람을 무척 난처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소변을 보고 왔는 데도 금세 또 소변이 마렵기도 한다. 이는 뇌줄중이나 치매 등 신경계 손상이 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젊은 여성에게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복압성 요실금은 있는 여성의 30%에서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한다.

◈쉬쉬하다가는 고통만 더 키운다〓요실금이 당장 생명을 위협하거나 합병증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요실금 환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과 곤혹스러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겐 수치심이나 자존심 상실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대인 기피증이나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듯 요실금은 위생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환자의 생활과 정신을 좀먹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조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요실금 참으면 ‘울상’ 치료하면 ‘웃음’〓요실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은 아주 간단하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요실금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히 치료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요실금은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이나 골반근육 운동 등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요실금을 ‘소변불금(小便不禁)’이라고 하는데 폐와 비장 신장의 기능 장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본다. 그 중에서도 신장의 양기 부족과 허약이 주된 원인이다. 또한 간장과 신장의 음기 부족 그리고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다. 기름진 음식과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방광에 습한 기운과 열이 쌓여서 발생할 수 있다. 출산을 많이 한 주부의 경우 어혈(瘀血)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약물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신장이 약한 경우에는 신장의 기를 보하는 처방을 위주로 한다. 방광의 습열(濕熱)이 원인인 경우에는 이를 없애주는 약물을 처방한다. 출산 후 어혈이 원인인 중년 여성에게는 어혈을 풀어 주면서 음기를 보하거나 간장의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약물을 중심으로 복용하게 한다. 이와 함께 요실금 치료에는 침 치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은 약화된 골반근육을 강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약침이나 뜸 마사지요법을 보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하복부에 따뜻한 기운이 돌게 하고 방광과 요도 기능을 정상적으로 끌어올려 요실금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예방 및 관리〓요실금은 운동과 식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괄약근 운동으로 알려진 ‘케겔운동’이다. 운동 방법은 간단하다. 항문과 질을 조였다 풀어주면 된다. 먼저 숨을 들이마시면서 항문 근육을 5~10초간 서서히 수축시킨다. 이후 숨을 내쉬면서 수축된 근육을 서서히 풀어준다. 이러한 방법으로 10회씩 하루 6차례 정도 해주면 골반 근육이 강화되어 요실금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

‘방광훈련’도 도움이 된다.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점차적으로 배뇨 간격을 늘려가는 훈련법으로 절박성 요실금에 효과적이다. 또 카페인 음료나 신 과일 주스 알코올 매운 음식 인공 감미료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밖에 수영과 걷기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도 골반 근육을 긴장시키는 등 증세 예방에 도움을 준다.

〈도움말〓율한의원 정주화 원장〉

뉴스출처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