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사한 리서치 자료를 보면 서울시민 10명 중 1명이 변비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20~30대가 단연 으뜸이었다. 그러나 혹시 이들이 약국에서 처방전도 없이 이 약 저 약 사다가 함부로 복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전문의로서 심히 염려스럽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변비약들의 대부분은 대장운동을 촉진시켜 배변을 유도하는 하제(설사약)나 자극성 약물이기 때문이다.
변비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처방약도 달라 변비약 쇼핑을 잘못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특히 장기복용자의 경우 장의 자기 조절 능력이 상실되고 장신경이 손상돼 만성변비증으로 발전되거나 대장기능을 마비시켜 급기야 수술을 해야하는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생약성분 및 한방약재로 만든 변비완화 제제들도 마찬가지다.

변비를 이겨내고 싶다면 약보다 식이섬유를 섭취해라. 식이섬유는 영양학적 가치는 없지만 소화 흡수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최근에는 `제6대 영양소'로 떠오르고 있다.

식이섬유의 역할은 대변 양을 늘려주기 때문에 변의가 자주 오고 배변이 쉬우며 물을 빨아들이는 보수성이 뛰어나 변을 무르게 해주고 장내 벽을 자극하여 장운동을 활성시키고 튼튼하게 해준다. 음료나 음식을 통해서도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는데 특히 양상추 브로콜리(모란채) 오이 당근 다시마 미역과 같은 야채와 해조류에는 질 좋은 섬유소가 풍부히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 주의사항은 물을 많이 마셔야 효과가 있다. 이는 식이섬유 자체가 물을 많이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또 식이섬유식을 과다복용하면 위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차츰 양을 늘려가야 한다.
정희원 강남서울외과 원장

뉴스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