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시경 무서워 암 조기검진 안 한다니 …>

위·대장암 1기 발견 땐 90% 이상 완치 가능 

내시경을 이용한 암 조기진단은 환자의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치 앞도 못 본다’.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울 때 쓰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체 내부 사정은 어떨까. 암세포에서 암덩어리가 되고 이것이 점점 커져 다른 장기를 침범할 때까지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우리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다. 암조직이 근육층을 찢어 통증이 생기고 피를 흘리게 될 때 비로소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다. 고통 속에서 암과의 전쟁을 치르지만 승산은 극히 희박하다. 중앙일보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그리고 올림푸스한국은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체크앤스마일’캠페인을 벌인다.

◆암은 두렵지만 검사는 싫다?=대표적인 소화기 암인 위암과 대장암. 위암은 여전히 대한민국 암발생률 1위를 점유하고 있고 대장암은 급격한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암으로 입원한 환자 18만8206명 중 위암이 3만7569명(20.0%)으로 가장 많았고 대장암이 3만144명(16.0%)으로 뒤를 이어 1 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암에 대한 인식은 매우 높은 편이다. 올림푸스한국이 갤럽을 통해 전국 15개 지역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암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문제는 아는 것만큼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 응답자 중 실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사람은 위암의 경우 5명 대장암은 2명에 불과했다.　

조기검진 실천율은 나이가 적을수록 낮다. 위암의 경우 60대는 10명 중 8명이 50대는 7명 30∼40대는 6명으로 검진율이 낮아졌다. 대장암은 이보다 낮아 50∼60대 조기검진율이 3∼4명에 그쳤다.

◆생존율은 하늘과 땅 차이=암의 조기검진을 권하는 것은 생존율에 극명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기일 경우 85~95%지만 2기 때는 70% 3기엔 30~50% 4기에 이르면 10명 중 1명만이 살아남는다. 대장암 역시 1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4기에는 5년 생존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통 1기 암은 장의 표면인 점막층에 국한된 것을 말한다. 이때는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절제술을 하면 완치된다. 위암의 경우 수술 후 2~3일 대장암은 수술 당일 퇴원할 수 있다. 2기부터는 수술로 암과 주변 조직을 잘라내야 한다. 암덩어리가 점막을 뚫고 들어가 근육층에 접근했기 때문. 3기는 전이의 가능성이 있어 잘라내고도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솔병원 대장암센터 조용걸 소장은 “위암과 대장암 모두 생존과 치료과정은 발견 시점에 달렸다”며 “1기 때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조기검진의 의미”라고 말했다.　

◆조기검진은 가족을 위한 투자=생존율에 극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검사를 미룰까. 이번 설문에서도 응답자들은 검진을 결정할 때‘두려움’같은 심리적 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검사 과정의 고통스러움’’암 발견의 두려움’등을 꼽았다. 이는 검진을 유도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국민 인식 전환 캠페인과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조기검진은 ‘가족을 위한 투자’이며 ‘미래를 위한 보험’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암환자와 가족 222명을 대상으로 ‘암에 걸렸을 때 가장 후회했던 점’을 물었더니 ‘조기검진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7%로 가장 많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한동수 이사(한양대 구리병원)는 “최근 내시경 기구의 발전과 시술방법의 개선으로 고통을 줄이고 진단의 정확성도 높아졌다”며 “암을 막연히 두려워하지만 말고 조기검진을 생활화할 것”을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