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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40∼50대 중년 남성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질환이 지방간이다. 검진에서 혈액검사 및 복부초음파에 의해 지방간을 진단할 수 있다.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에 의한 간의 지방대사 기능저하로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잉여의 지방이 간에 축적돼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크게 나뉜다. 어떤 경우이건 이전에 지방간은 환자 입장에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질환으로도 생각하지 않았다. 증세도 피로감이나 권태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방간은 방치할 경우 지방에 의한 염증세포가 간에 축적돼 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하면 간경변과 간암의 발생 요인도 될 수 있다. 간경변의 경우 염증세포가 모여 간의 섬유화가 진행될 때 생기는 질환이다.

그동안 지방간을 그다지 큰 병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가역성’ 때문이었다. 실제로 알코올성은 2~3주 술을 안 마시면 지방이 사라지고 복부비만 환자에게 많은 비알코올성은 살을 빼면 된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부 환자들의 간에 쌓인 지방에는 간염으로 발전할 소지가 큰 ‘못된 지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적 소인 등에 의한 것이지만 이처럼 ‘못된 지방’이 포함된 지방간은 간염으로 급속히 진행할 수 있다.

지방간에 대한 또 다른 오해 중 한 가지는 약이 없다는 것이다. 합병증이 동반되고 생명을 위협하는 심한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일부 환자들에게 지방간염의 발병기전을 억제할 목적으로 스테로이드가 사용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부작용도 있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또 기름진 음식과 육류 섭취 등에 따른 비만·당뇨병·고지혈증 환자에게서 보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분해 등 인슐린 대사를 방해하는 인슐린 저항증을 개선하기 위해 치아졸리디네디온(TZD) 계열의 약제 항산화제인 비타민D와 비타민E 등이 사용된다. 일각에선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위험하지 않다고 여기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방간 치료를 위해선 식생활 개선 역시 중요하다. 액상과당으로 불리는 ‘고 과당 옥수수 시럽(HFCS·high-fructose corn syrup)’은 지방간 환자가 섭취를 삼가야 할 성분이다. 액상과당은 청량음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흰 쌀밥 등 당지수가 높은 음식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또 간을 지키기 위한 음주 습관으로 폭음보다 자주 마시는 것이 더 나쁘다는 지적이 있지만 횟수보다는 간이 해독할 알코올 총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다.

＜도움말 = 조용균 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32면5단| 기사입력 2012-09-19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