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왜 공부한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죠” “옆집 아이는 한 번만 외우면 척척 기억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하루를 못 넘겨요.”      많은 학부모들의 하소연이다. 똑같이 공부하는데 왜 누구는 성적이 오르고 누구는 항상 제자리 걸음일까 <몸이 즐거운 학습법>의 저자인 송재희(42)씨는 “자기 몸에 맞지 않는 방법으로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선 후기 한의학자 이제마의 사상의학에 바탕을 둔 ‘체질 학습법’을 연구해 온 송씨의 도움말로 각 체질에 따른 공부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단 네 가지 체질 중 태양인은 매우 드문 체질인 데다 송씨의 상담 사례도 거의 없어 뺐다.  체질이란?후천적으로 터득한 기질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을 말한다.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갖게 된 습성이나 스스로 타고난 본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고쳐진 기질은 체질이 아니다.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기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편한 기질이 바로 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충 넘어가는 게 약점 시험전 꼼꼼히 점검을    태음인=무슨 일을 할 때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두서없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거나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 태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공부할 때도 영어를 펴면 수학이 생각나고 수학을 펴면 과학이 생각나는 식이다. 태음인 아이들은 책임감이 강해 공부에 대한 중압감이 유달리 크다. 책상 앞에도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억지로 공부하면 절대 집중할 수 없는 것이 태음인의 특징이다. 따라서 태음인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부모가 나서서 공부하라고 다그치지 말고 옆에서 믿고 지켜보면서 아이가 공부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는 믿어주는 만큼 보답한다. 태음인에게 결과에 대한 집착과 그에 따른 부자연스러운 노력은 오히려 독이 된다. 특히 시험공부할 때 태음인의 가장 큰 약점은 ‘대충주의’이다. 사물을 폭넓게 보는 천성때문에 전체를 잘 조망하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대충 넘어간다. 그래서 아는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많다.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험 전에 반드시 부모가 테스트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해력 떨어지는 편 예습·질문 많이 해야    소음인=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 가지 일에 몰두할 때는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늘 정리하기를 좋아하고 뭔가를 배울 때는 완전히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든 뒤에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성격이다. 소음인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다. 소음인은 이해해야 기억하고 한 번 기억하면 왠만해선 까먹지 않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서두르지 말고 철저하게 원리를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소음인에게는 확실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해력은 네가지 체질 중 가장 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수업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복습보다 예습이 더 중요하며 질문을 많이 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음인은 소심하고 자존심이 강해 질문을 제때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또 태음인과는 달리 소음인은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억지로라도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진득하게 집중 못해 기억력 살려 효과 높여    소양인=해야 할 일이 생각나면 미루지 못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성격이다. 어떤 일에 쉽게 흥미를 갖고 빠져들지만 싫증도 쉽게 낸다. 태음인이나 소음인에 비해 소양인의 학습법은 간단하다. 우선 아이에게 공부해야 할 그럴싸한 대의명분을 내세운다. 소양인 아이들은 대의명분만 분명하면 아주 쉽게 공부하는 것에 동의한다. 문제는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쉽게 공부를 시작하지만 쉽게 포기한다. 따라서 아이의 몸을 통제해 줘야 한다. 공부를 다 끝낼 때까지 부모가 아이 옆에 앉아서 지켜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소양인은 순발력이 뛰어난 대신 집중하는 시간이 짧다. 좀처럼 책상 앞에 진득하게 앉아 있지 못한다. 따라서 짧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짧고 굵게’ 공부하라는 것이다. 또 소양인은 대체로 암기력이 떨어지지만 순간 기억력은 완벽에 가까워 벼락치기 공부에 능하다. 중요한 내용을 쪽지에 적어 뒀다 시험보기 직전 쉬는 시간에 훑어보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끝으로 소양인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가 이야기한 내용을 기억하기 때문에 ‘입으로 공부하기’가 효과적이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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