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쓰기도 바야흐로 국제화시대. 과제로 영어일기를 내주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영어일기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개학을 앞두고 방학숙제를 하려는 학생들 때문에 ‘영어일기’가 인터넷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는가 하면 몇달째 영어일기와 관련된 책들이 대형서점의 외국어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난생 처음 쓰는 영어일기’를 펴낸 이현주 감리교 신학대 교수는 “영어일기는 혼자 영어 연습을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자 어휘와 작문실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며 영어일기를 권한다. 일단 영어로 글을 쓴다는 두려움과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아는 단어부터 차근차근 일주일에 세번씩문장 3개 쓰기에서 출발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주의할 것은 우리말로 일기를 쓰고 그것을 영어로 옮기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는 점. 영어일기 홈페이지(hamo66.hihome.com)를 운영하는 충남 논산여고 하명옥 교사는 번역이 외려 더 힘들고 콩글리시가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이들에게서 영어일기를 쓰는 방법과 부모의 지도요령에 대한 도움말을 들어본다.    ◇초등학생=우선 5∼10문장에 도전하자. 일기의 소재는 몇시에 일어났고 날씨가 어땠다는 하루 일과부터 새로 사귄 친구의 이름은 뭔지키가 큰지 사소한 것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마음껏 쓰도록 놔둬야 한다. 문장의 처음은 대문자로 쓰고문장을 끝낼 때는 마침표를 찍는다는 것부터 시작해 한 문장에 주어와 동사가 반드시 하나씩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시키면 일단 첫번째 단계는 넘어선 셈이다.    5∼10문장을 쓰는 데 익숙해지면 점차 문장의 수를 늘여가면서 틀린 부분 교정을 봐주고가벼운 문법 지도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처음 한달은 주어와 동사가 들어가 있는지틀린 철자는 없는지 정도만 챙겨주고다음 한달은 과거와 현재미래 시제를 구별하는 법을 체크하고그 다음 달은 명사 앞에 ‘a’ ‘the’ 같은 관사를 쓰는 습관을 들이게 하자. 이들 사항은 대학생도 틀리기 쉬운 기초로영어일기를 쓰기 시작한 처음 6개월은 이 정도만 훈련해도 충분하다.    ◇중학생=15∼30문장을 쓸 수 있는 수준이 되면 기초적인 영어문법과 함께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문장을 1∼2개 추가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 영화 ‘해리포터’를 봤다면 ‘I envied Harry because he is a wizard’ 정도의 느낌을 더하면 일기의 수준이 업그레이드 된다.    이 시기에는 영어 동화와 고전을 통해 좋은 문장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문장은 메모해두거나 외우도록 지도할 것. 인터넷 영어일기 사이트나 외국에서 살다온 학생들의 일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류가 있거나 일반 학생이 따라하기엔 벅찬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초·중학생의 단계에서는 일기 단어장을 만드는 것도 권할만 하다. 하루 일과에 관련된 단어식사에 관한 단어옷에 관한 단어 등으로 분류해 정리하면 어휘가 늘고 일기쓰는 시간이 단축된다.    부모의 잔소리는 영어일기 최대의 적. 틀린 부분마다 꼼꼼히 지도하려면 아이도 엄마도 버겁다. 철자나 시제처럼 알면서도 자주 틀리는 실수를 잡아주고 코멘트를 달 때는 ‘You did a very great job!’처럼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을 잊지 말자.    ◇고등학생=문법이 강조되는 시기여서 일기를 포기하거나 인터넷 번역기를 이용해 건성으로 쓰기 쉬운 때가 이 시기다. 일과기록에서 벗어나 독후감이나 영화 감상문수필 등으로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해보자.    고등학생이나 성인의 경우에는 파트너를 정해 교환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 교정을 하지 않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에 밑줄을 치고이 부분을 교사나 원어민에게 수정받는 것. 초?중급자는 굳이 원어민의 지도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때로는 어떤 맥락으로 썼는지 콩글리시를 이해하는 교정자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수준에 오르면 단어의 정확한 쓰임과 뉘앙스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영영사전 활용에도 도전해보자.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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