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아동권리협약 이행실태에 대하여 한국의 청소년들은 지나친 공부 부담에 짓눌려 놀exercise leisure 권리를 침해받아 정신적·신체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생이 과외 부담을 못 이겨 자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사교육 과열 현상이 이젠 국제적인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중·고생의 85%가 학원수강 경험이 있다는 최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연구결과는 선행학습이 얼마나 성행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방학인데도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에 많게는 여섯 시간씩 예능실기나 태권도는 물론 영어·수학·과학 등의 교과에 대하여 과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과외교습은 주로 상급과정을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진도 앞지르기 교육’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심지어 초등학교 3학년이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전문학원에 다닌다고도 한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남보다 빨리 많이 배우면 그 만큼 학업성적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선행학습에 매달리고 있지만 실제로 선행학습은 성적향상에 별다른 효과가 없고 오히려 학교에서의 학습에 흥미를 잃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표1. 선행학습에 따른 성적변화 표2. 상위권 학생의 성적변화            선행학습 성적 향상에 도움 안 돼    한국교육개발원이 서울지역 중2 중3 고2 학생 2155명의 2000년과 2001년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내신 성적을 과외 여부에 따라 분류 조사한 결과도 선행학습의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표1>참조.  이 연구는 과외를 하는 학생을 3개군3월 개학 이후 학교 공부와 병행한 경우 겨울방학부터 선행학습을 한 경우 6개월 이상 장기간 선행학습을 한 경우으로 나누어 과외를 하지 않은 학생과 성적 비교조사를 하였다.  연구결과 겨울방학에 다음 학년의 진도를 미리 배우는 선행학습이 성적 향상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표1>에 나타난 바와 같이 비록 영어와 수학은 선행학습이 중학교 단계에서 ‘반짝 효과’를 나타내지만 고학년으로 가면서 효과가 계속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의 경우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선행학습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표3. 학습자 변인의 하위 영역과 특성문항  변인 문항  자  기  주  도  학  습  능  력 학습태도 노력및  집중도 ① 끈기있게 공부한다.  ② 공부할 때 최대한 열심히 한다.  ③ 공부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든지 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  ④ 공부할 때 계획한 것을 끝낼 때까지 한다.  ⑤ 공부 계획을 세우면 어떻게 해서든 하려고 노력한다.  흥미전략 ①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  ② 공부는 열심히 할수록 재미있는 것이다.  ③ 학생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습전략 이해전략 ①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② 새로운 내용을 공부할 때 완전히 이해해야 외워지는 편이다.  상위인지 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 전에 먼저 계획을 세운다.  ② 공부할 때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가 계속 생각하면서 공부한다.  ③ 공부 습관 중 나쁜 것이 없나 자주 생각해본다.  ④ 공부가 끝난 후에 공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생각해 본다.  ⑤ 이해가 잘 안 되는 문제는 알 때까지 반복해서 공부한다.  ⑥ 공부할 때 내가 이미 아는 것과 새로운 것을 연결시키려 애쓴다.  ⑦ 공부할 때 배운 것이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지를 이해하려 애쓴다.  도서습관 ①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였다.  ② 부모님이 나를 자주 서점에 데리고 가셔서 책을 자주 사 주셨다.  ③ 다른 친구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선행학습 정도 과외 및 선행학습 경험      또한 선행학습의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분석하기 위하여 지난 5년 간 과외를 계속한 학생과 과외를 전혀 하지 않은 서울지역 15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선행학습의 학교성적에 대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도 선행학습과 학교성적간의 상관 정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백분위로 환산한 국·영·수 과목의 내신 평균은 모두 과외 집단이 비과외 집단보다 다소 높았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특히 상위권은 성적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비록 선행학습에 ‘반짝 효과’가 있을지라도 길게 봤을 때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떨어뜨려 학업성적이 오히려 하락하는 사태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 연구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자기주도적 학습능력-독서습관 ‘성공비결’    공부를 잘하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KEDI의 연구결과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독서습관’이 공부를 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서울 시내 중1부터 고2까지의 학생 346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국·영·수 성적과 학습자 변인들<표3> 참조과의 관계를 회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결과 ‘상위인지’와 ‘노력 및 집중도’가 국·영·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성적향상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다음은 각 과목별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우선 순위에 따라 나열한 것이다.    - 국어 : 상위인지>독서습관>노력 및 집중도>선행학습>이해전략>흥미도  - 영어 : 상위인지>노력 및 집중도>선행학습>이해전략>독서습관>흥미도  - 수학 : 노력 및 집중도>상위인지>선행학습>이해전략>흥미도>독서습관    모든 과목에서 ‘상위인지’의 중요성이 높게 나타난 것은 기존의 지식과 새로운 정보간의 연관성을 잘 파악해서 공부하거나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학습전략들이 효과적인가를 계속 점검·수정하면서 학습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성적의 경우 ‘노력 및 집중도’가 가장 중요한 변인으로 나타난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알 때까지 풀고 집중하는 태도가 성적을 올리는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거나 남보다 독서를 많이 하는 등의 ‘독서습관’은 국어과목 학업성적 향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나 독서습관이 매우 중요함을 나타내주고 있다.  또한 KEDI가 2002년 10월 서울시내 50개 고등학교의 1·2학년생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2002년 6월에 실시된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모의고사 성적을 관련시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교 수업에 임하는 태도  -잠을 충분히 자고 아침식사는 꼬박꼬박 한다.  -매일 신문을 읽고 예습·복습을 철저히 한다.  -학교 준비물을 미리미리 챙기고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하지 않는다.  -하루 3시간은 집중해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한다.    * 학교 밖 공부  -하루에 적어도 3시간은 혼자서 공부한다.  -공부 장소로 집이나 도서관 독서실 등을 주로 이용한다.    * 취미와 여가활동  -문학 작품을 읽고 도서관·독서실에 가며 서점에서 책을 산다.  -텔레비전 시청은 자제하지만 컴퓨터 사용·동아리 활동은 남 못지 않게 한다.  -주말엔 휴식 시간보다 공부 시간이 더 많다.    * 독서 습관 및 독서량  -한 달 평균 3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자주 서점에 데려가서 책을 사 주셨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한 마디로 공부를 잘하려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과 ‘독서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주도적 학습Self-directed Learning은 학습자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든 받지 않든 자신의 학습을 위해 필요한 것을 진단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학습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밝히고 적절한 학습전략을 선정·실행하며 그 결과에 대한 평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은 초·중등학교에서뿐만 아니라 대학과 전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 단계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초·중등학교에서 ‘떠 먹여주기 식’ 선행학습에 중독된 학생들은 설사 대학에 진학을 하더라도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는 한양대학교 입학관리실에서 분석한 재학생들의 ‘5년간1997∼2001학업성취도 분석’ 자료<표4>를 살펴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표4. 한양대 학생 5년간 (1997~2001) 출신구별 평균 평점  지역 강남구 서초구 성동구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 은평구 …  평균 2.72 2.67 3.35 3.17 2.92 2.79 2.79  …  전체평균 2.81    선행학습이 성행하는 강남권강남구 서초구의 학생들은 성동구 금천구 관악구 등 나머지 지역 학생들에 비해 대학에서의 학점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실한 학교교육으로 21세기를 준비      한양대 학생 5년간(1997~2001)출신구별 평균 평점한국교육개발원 등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과 ‘독서습관’을 길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은 강원 화동중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을 단장하는 모습.  ‘공부를 잘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시험성적을 잘 받는 것 이상의 것을 포함한다.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은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들을 퀴즈풀이식 공부를 통해 폭넓게 섭렵하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많은 것을 아는 ‘똑똑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학교교육을 통해 제대로 공부한 아이가 문제해결력 응용력 창의력이 높다. 이러한 이유는 학교교육이 사교육에 비해 다음과 같은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학교교육은 사교육과는 달리 탐구 또는 문제해결식 공부를 강조한다. 잡다한 분야를 퀴즈풀이식 공부로 섭렵하기보다는 한 문제에 대하여 ‘왜’ 라는 의문을 가지고 그 답을 찾을 때까지 몰두하게 하여 새로운 지식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학원에서는 공식을 적용하여 문제를 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학교에서는 그 공식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설명이나 증명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둘째 학교교육은 학생들의 인지능력 발달단계에 잘 들어맞는 원리 이해식 교육을 강조한다. 반면에 학걀坪?선행학습은 학생들의 인지능력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앞당겨 배우기 때문에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피상적인 학습이 되기 마련이다.  셋째 학교교육은 학생들이 성적향상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적인 만족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을 강조한다. 외적인 보상을 바라거나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내면의 욕구 충족 또는 지적 희열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을 기르려고 한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 자율성을 갖춘 인간을 요구하고 있다. 사교육이 시험위주의 교육으로 일관해온 반면에 학교교육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생의 자율과 창의를 강조하는 제7차 교육과정의 시행 7·20 교육여건 개선 사업 추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