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src=""http://imgnews.naver.com/image/025/2005/08/17/htm_20050816155155b000b100-001.JPG"">    [중앙일보 한애란.변선구] ""나는 지난 주 토요일 할머니 집에 다녀왔어. 가서 옥수수도 따고 옥수수를 삶아 먹었어. 그 맛은 아주 맛있고 고소했어.""      ""나는 가족들이랑 말레이시아에 갔다 왔어. 놀고 수영도 하고 말도 탔어.""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윤채현의 말하기 교실'. 1학년 어린이 5명이 한 명씩 교실 앞에 마련된 무대에 서서 가족여행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한다. 윤채현 원장은 중간 중간 ""누구와 다녀왔지"" ""뭘 하고 놀았는데""라고 물으며 아이들이 완결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말을 웅얼웅얼하거나 두서없이 이야기해서 고민이었던 아이들은 자기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초등학교 수업에서 발표나 토론이 강화되고 대학입시에서도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커지면서 '말하기 능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말을 잘하는 아이는 수행평가나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공부도 잘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말하기 훈련이 왜 필요한지 또 어떻게 해야 말을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말 잘하는 법 배우면 성적도 쑥쑥=민병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은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할 내용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정리해 자기 나름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라며 ""말을 잘하는 아이가 학습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말을 잘한다'고 하는 건 말을 많이 유창하게 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말을 잘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듯 말하기를 훈련하면 공부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말하기를 통해 생각을 조리 있게 정리하는 법을 익히게 되기 때문이다. 말을 함으로써 머릿속에 뒤죽박죽 섞여있던 단편적인 지식을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다.      윤채현 원장은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그게 다 자기 것으로 정리되지는 않는다""며 ""말하기를 훈련하면 책에서 읽은 것을 정리해 풀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말하기 교실에 1년 넘게 다니고 있는 방진아(10.서이초 4년)양의 어머니도 ""말하기 수업을 들은 뒤 책을 읽을 때 줄거리나 중심내용 지은이의 의도 등을 파악하는 능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나중에 논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말하기는 '통합적 사고'를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서비스의 '학습법' 전속강사 민성원씨는 ""말하기는 글쓰기와 달리 외워서 할 수 없고 즉흥적이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고를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할 수 없다""며 ""통합적인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말하기는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말하기 훈련은 자신감을 길러줘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든다. 초등학교 1학년인 정현이(7)는 식당에 가서 '물 주세요'라는 말도 못할 정도로 낯선 사람을 두려워했었다. 어머니 피명순(35.서울 서초동)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말하기 교실에 보냈는데 6개월 만에 목소리 톤?犬?자신감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학교에서 발표도 곧잘 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근거를 대는 연습으로 논리력 키워야=민현식 서울대 교수(국어교육학)는 ""조기교육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언어교육""이라며 어려서부터 말하기 훈련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민 교수는 ""부모가 직접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고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도 길러준다""고 말한다.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다양한 표현을 익힐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표현을 사용해주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느닷없이 호랑이가 나타났어'라고 읽은 뒤에는 '세상에 생각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났네' '갑자기 나타나서 진짜로 무서웠겠다'라고 되풀이해서 말해준다.      아이가 혼자 책을 읽으면 다 읽으면 책의 줄거리나 인물의 행동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하면 아이가 이야깃거리를 생각하면서 읽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보다 능동적인 독서을 하게 되는 것이다.      표현력과 함께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가 의견을 말할 때 반드시 근거를 대는 연습을 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 꽃 예쁘다""라고 말하면 ""왜 예쁘니"" ""어떤 게 예쁜 거니""라고 되물어 합리적인 이유를 밝히도록 유도한다.      말하기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즐거워하도록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무성의하게 들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박경현 경찰대 교수(행정학과)는 칭찬-분석-칭찬의 '샌드위치 화법'을 제시한다. 아이에게 마음껏 말할 기회를 준 뒤 그게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더라도 ""좋은 얘기야""라고 일단 칭찬하고 그 다음에 ""그러나…""라고 분석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다음엔 더 좋은 얘기를 해주렴""이라고 아이를 북돋아준다.      아이가 말하는 자세나 발음 등이 좋지 않다면 비디오로 찍어 보여주거나 녹음해서 자기 목소리를 들려준다. ""목소리를 더 크게 해야지"" ""말이 너무 빨라져""라고 말로 교정해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민성원씨는 ""말하기는 수영을 배우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처음엔 두렵지만 익숙해지면 즐겁기 때문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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