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이 하루에도 수십 번 교차하는 '육아'는 끊임없는 인내와 자아성찰의 과정. 아이뿐 아니라 부모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육아 전문가들이 말하는 행복한 아이와 부모 되는 10가지 육아 조언.


1. 일하는 엄마에게는 예방백신이 필요하다

한동안 몸과 마음이 지친 시간들을 보냈다. 엄마를 '깡패'로 만든다는 드센 아들 둘을 돌보랴 밖에서 일하랴 정신없는 와중에 책을 쓴다며 밤샘 작업을 하다 보니 지쳤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껏 씩씩하게 잘 버텨왔건만 몸이 힘들어지니 마음이 약해지고 자꾸만 '친정이 가까워서 잠깐이라도 애들을 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언니라도 있으면 저녁 걱정은 안 해도 될 텐데'라며 없는 언니까지 찾아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또한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한없이 힘들어지고 초라해지지만 '나는 할 수 있다 잘하고 있다!'라고 스스로에게 힘을 주면 금세 용기가 솟구친다.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야 하는 워킹맘들은 힘들 때 자신을 잡아주고 일으켜 세워줄 '예방백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예방백신에는 정신적인 피로를 달래주는 상큼한 비타민과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막아주는 영양제도 들어 있어야 한다. 특히나 '참을 인(忍)' 자를 수백 배 농축한 '인내'라는 쓰디쓴 성분도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성공한 워킹맘들의 가장 큰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그녀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준 남편과 가족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 본인의 행복을 가족의 행복 뒤에 숨겨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워킹맘들이 남편이나 아이들 영양제는 꼬박꼬박 챙기면서 정작 중요한 본인 것은 잘 챙기지 않는데 미리미리 자기 몸을 챙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주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남편과 상의해 일요일에는 무조건 오전 11시까지 잠을 자 부족한 수면을 보충한다든지 한 달에 한 번은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식이다. 가족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행복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임을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워킹맘들이 고달픔의 상징이 아닌 '희망'과 '기쁨'의 상징이며 워킹맘인 것을 더없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그날이 어서 빨리 오길 바란다. -이수연(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2. 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애착이다

'육아'라는 게 육아용품을 사 쟁이거나 인터넷 카페 게시판을 밤새 뒤적인다고 해서 정답이 나올 것 같은가. 비싼 교구 들여놓고 놀이를 가장한 주입식 영어학원을 보낸다고 해서 애가 잘 클 것 같은가. 턱~도 없다. 그 생활 1년만 해보면 딱 답이 나온다. 돈 쓰고 시간 낭비하고 애 잡고 애착 또한 망가진다. 11살 딸 하은이가 강력한 내면의 힘으로 생활도 관계도 놀이도 학업도 즐기며 자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어린 시절 녀석과 나누었던 눈빛 나눔 하루 종일 끼고 지내며 나눴던 피부 접촉 마음 나누기였다. 까꿍이 시절 내내 안고 업고 다니며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하고 얼러주고 잠을 못 자면 동네 어귀에 나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를 불러주며 재웠다. 동네에서 낮이고 밤이고 머리 풀어헤치고 어슬렁대는 미친 애기엄마가 나였다.

밀착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녀석이 뭘 원하는지 뭐가 부대끼고 불편한지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묻지 않아도 인터넷을 뒤적이지 않아도 내 자식에게 맞는 육아법이 여린 새싹처럼 내 가슴에 피어났다. 컴퓨터를 켤 시간에 육아서를 읽었고 동네 어뭉들에게 구걸하며 물어볼 시간에 멘토를 찾았다. 그러면서 시선은 여전히 내 아이에게 맞췄다. '사랑을 가득 담아서'. 그거면 된다. 굳이 돈 들여 칠갑을 하지 않아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 아이도 부족한 어미의 맨땅 헤딩과 노력을 그 여린 눈과 몸으로 느끼며 어미를 품고 이해하고 신뢰한다. 아이는 5000원짜리 티셔츠를 입고 1000원짜리 중고 책을 읽으며 커도 그 눈빛과 몸짓 말과 생각은 명품임을 지나가는 사람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진정한 명품육아다.

그렇게 만 3년을 미친 듯이 올인해 아이를 품어주고 엄마는 자신의 삶을 살아도 된다. 책과 애착과 배려로 뿌리내린 내 자식과 함께 크고 성장한다. 지금은 녀석이 나의 가장 멋진 친구다. 공부도 같이 하고 배 깔고 누워 책도 같이 본다. 이것이 얼마나 오금이 저리게 행복하고 벅찬지 다른 사람은 모른다. -김선미( <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저자)

3. 아이와의 공감이 육아의 전부다

감정은 이마엽이 성숙해지며 대뇌변연계에서 만들어진다. 아이는 피곤하거나 배가 고프고 졸리는 등 1차원적인 감정은 물론 사람들에게 실망하거나 기쁘고 행복한 감정 등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공감 능력이 생겨 친구나 부모의 감정을 함께 공유하기 시작한다. 즉 자아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다양한 시각에서 감정을 바라보도록 가르쳐야 하며 또 스스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어떠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지 형제나 친구는 어떤 기분일지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는 것. 이런 연습은 특히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일수록 꼭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먼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기다려주는 일이다.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부모에게는 아이 또한 속내를 터놓고 마음을 내놓는다. 아이가 어리다고 아직 뭘 모른다고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 또한 아이에게 상처를 받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아이가 부모에게 불만을 표출하는 서툰 방법임을 명심하자. ""네가 지금 많이 속상하구나""라는 말로 다독이며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행동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정서적 교감을 통해 아이는 부모와 서로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안정감을 느낀다. 물론 일방적인 가르침을 받고 자라온 지금의 부모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어렵고 어색한 일이다. 무언가 아이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고 싶은데 아무것도 떠오르지는 않는다면 그냥 아이를 꼬옥 안아주자. 아이의 심장 소리가 느껴지고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한동안 그대로 안은 채 ""엄마가 사랑해""라고 말해주자. 말이 없어도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부모의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다.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원장 < 아이의 공부두뇌 > 저자)



4. 부모의 긍정적인 마음은 아이 자존감의 토대다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쉽게 실망한다. '우리 아이는 왜 다른 집 아이보다 못할까?' '하나를 가르쳐주면 왜 둘을 까먹을까?'라며 모든 행동을 비교하고 따지며 스스로를 책망한다. 부모와 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모의 태도다. 아이가 실수를 해도 또래보다 조금 느려도 아직은 아이이며 앞으로 발전할 무궁무진한 시간이 남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선택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고개를 끄덕여주며 경청해주자. 아이 또한 스스로 자라고 생각이 깊어져 그것이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엄마 이것 맞지?""라는 질문에 ""그럼 맞아""라고 대답하라. 아이의 판단이 옳음을 인식시켜주면서 자신감을 자연스레 향상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물론 아이가 항상 옳을 수는 없다. 맞을 때보다 틀릴 때가 더 많다. 그러나 하나씩 고쳐나갈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은가. 오히려 아이가 부모인 나에게 부족한 점을 그대로 보여줬음에 감사하라. 자신을 늘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난 아이는 부모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나아가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긍정적 인식은 결국 자아 존중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 타인에 대한 신뢰 등으로 이어지고 아이와 부모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손석한(소아정신과 전문의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5.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라

아이들은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존재다. 하루 종일 똑같은 장난을 쳐 진을 빼놓기도 하고 그릇된 행동을 스스럼없이 해 부모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혼났던 일은 금세 까먹는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는 내내 '도대체 우리 애는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달고 산다. '다른 친구한테 지금 가진 사탕을 하나 주면 아빠가 착해서 사탕을 하나 더 사줄 텐데 그걸 안 주네' '금방 가르쳐줬는데 왜 조금 전에 물었던 것을 또 묻지?' '책장 위에 올라가면 위험한데 올라가지 말래도 왜 자꾸 올라갈까' 등 끊임없이 의문점을 생산해낸다. 도대체 아이들은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 걸까?

사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바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눈에 띄고 자극적이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을 먼저 받아들인다. 아이들의 눈에 그것이 흥미 있고 그렇게 했을 때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왜 엘리베이터 타지 않고 계단으로 가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이들은 더 재미있게 느끼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러한 아이의 행동을 제제하기 바쁘다. 물론 신변에 위험을 주거나 다칠 수 있는 활동들은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제제만 가하면 점점 더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심지어는 몰래 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아이들마다 유독 엄마를 시험하는 아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아이의 특별한 성향을 이해하고 그 행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집 아이는 뭔가 이상해'라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 물음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면 독특하게 바라보면 된다. 아이 각각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은 아이와 부모가 교감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원장)

6. 아이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님을 인정하라

부모교육에 참가한 부모들은 자녀양육과 관련해 참으로 다양한 질문을 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일수록 그 열의가 대단해 엄청난 질문을 쏟아내곤 한다. 그분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바로 자녀를 키우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일시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먼저 '부모로서의 올바른 신념'을 세우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아이를 잘 키우기란 쉽지 않다. 그런 만큼 그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부모 역할의 기본 명제는 한 가지다. 바로 자녀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 주변의 많은 부모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어린 자녀에게 소리치며 화를 내거나 자녀와 한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아이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행동에 사사건건 간섭하기도 한다.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의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신체적으로 인지적으로 어른에 비해 아직 미숙하지만 아이들은 결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다. 나름대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성인과 동등한 인격체다. 그 실천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말을 자녀의 입장에서 경청하는 것 즉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습관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직 아이가 어리다고 해서 말을 흘려듣거나 자신의 입장을 고수할 때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하고 경청하고 멀리 바라보는 일이다. 자녀는 부모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소중한 인격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현심(이화여대 아동학과 교수 < 첫 부모역할 책 > 저자)



7. 기본적인 육아 원칙을 잊지 마라

유능한 부모가 되는 것은 가장 보람된 일 중의 하나이자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그러나 요즘의 부모들은 유능한 엄마 아빠가 되는 법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이제 전통적인 교육 방법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판치고 있는 외래문화와 인터넷 정보는 거대한 쓰나미처럼 일렁이고 있다. 그 속에서 부모들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녀 양육의 기본 자세 마저도 지켜내지 못하고 많은 혼란을 겪는다. 이제는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단순 정보가 아닌 더 나아가 전통적인 사회와는 다른 자녀 양육방법이 필요한 시대다. 내 아이를 어떤 가치를 가진 아이로 키울 것인가에 대해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요즘 아이들이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용기'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만일 자신이 아이들에게 하나의 재능을 줄 수 있다면 용기를 주겠다고 이야기 했다. 용기가 없는 아이는 쉽게 포기하거나 그 어떤 것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로 인한 분노 갈등 좌절을 겪는다. 그만큼 용기는 아이들이 살아가며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또 아이가 커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굳건하게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육아원칙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이의 감정에는 공감해주되 부정적인 행동에는 객관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자. 또 일정한 한계 내에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물론 아이가 선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직접 책임질 수 있도록 훈련한다. 늘 원칙을 갖고 아이를 일관성 있게 대해야 하며 아이의 행동을 격려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그것부터가 바로 육아의 시작이다. -현순영(이루다아동발달연구소 소장)

8. 엄마이기 전에 여자인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엄마에게는 끝도 없는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이 있다. 하루 중 잠시만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에 해야 할 일도 생긴다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를 잊을 때가 많다. 마냥 헉헉거리며 달리고는 있지만 막상 누군가 ""어디로 가세요?""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할 수 없다. 내가 원하면 멈출 수도 다른 방향으로 뛸 수도 걸을 수도 기차를 탈 수도 있다는 걸 생각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이렇게 살다보니 아무리 많은 것을 해내도 허무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오늘 나는 밥을 하면서 샌드위치도 만들었다. 수학여행 가는 진우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었으니까. 출근길에 커피 4잔을 샀다. 경비아저씨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으니까. 몇 차례의 회의와 기획서를 썼고 강의 준비를 했다. 부모들이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기를 바라니까. 내일이 생신인 어머니를 위해 퇴근길에 미역과 소고기를 샀다. 시어머님을 서운하지 않게 해드리고 싶으니까. 막내와 그림을 그리고 공룡놀이를 했다. 현우가 행복하길 바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으니까.' 나는 순간순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러고 나면 대부분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것임을 깨닫는다. 결국 우리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살고 있다. 그게 행복 아니겠는가. -이성아(자람패밀리 대표)

9. 아이를 믿고 의지하라

어릴 적 슈퍼마켓에 갔다가 실수로 아이스케키 통을 바닥에 떨어뜨린 적이 있다. 그 통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산산조각이 났고 덜컥 겁이 난 나는 친구 집으로 도망을 쳐 저녁나절이 되도록 숨어 있었다. 그런데 나를 찾으러 온 엄마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집에 데려와 밥을 먹이셨다. 뒤늦게 딸 예린이를 낳고 갑자기 그때 왜 엄마가 그랬는지 궁금해 물었다. 그러자 친정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어릴 때는 실수하는 게 당연하잖니""라고 말씀하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4남매를 키우며 친정엄마는 한 번도 화를 내거나 매를 들지 않으셨다. 아이를 낳고 나니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몸소 느낀다. 딸 예린이를 위해 3년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육아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했고 내 인생에서 가장 보석 같은 존재라고 여김에도 지치고 힘들어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끊임없이 엄마의 말을 되새긴다. 아이는 아이일 뿐이며 도돌이표처럼 계속되는 질문이나 실수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사실을 말이다.

또 나는 아이가 이럴 때마다 아이에게 솔직한 마음을 얘기하려 노력한다. ""예린이가 이러면 엄마가 힘들단다. 그러니까 힘든 엄마를 도와줄 수 있니?""라고 말하면 말 못하는 아이라도 스스로 잘못된 것임을 깨닫는다. 단지 화가 난다고 해서 버럭 해봤자 스스로에 대한 화만 더 돋울 뿐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아이는 그래도 물을 쏟고 식탁을 어지럽힐 것이며 똑같은 실수를 한동안 반복할 거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아도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이 되어 옆을 지키게 될 것이다. -백은하(작가 < 막 엄마가 되려는 당신에게 > 저자)

10. 부부의 양육방식을 일치시켜라

같은 동네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가정마다 모두 분위기가 다르다. 개개의 가족마다 고유한 특징과 문화가 있기 때문인데 이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부모 세대로부터 자식 세대로 전해진다. 이를 '세대 전이적인 가족 패턴'이라고 한다. 가족 패턴이 너무 다르면 성인이 된 남녀가 결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렸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부가 결혼을 하면 각자 자기 집안의 가족 패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 꾸린 가정에서는 어떤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갈지 등을 의논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생략하면 사는 동안 번번이 의견 충돌을 빚을 수 있고 아이가 태어난 후 가족 패턴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건강한 자녀교육의 첫 출발은 부부가 공통된 가족 패턴을 지킴으로써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상담실을 찾아오는 엄마들의 많은 수가 자녀교육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남편을 꼽곤 하는데 양육 방식의 불일치로 갈등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 쉽다. 가족 패턴은 가족 구성원끼리 공유하는 하나의 규칙임을 잊지 말자. 어떤 규칙이든 처음에는 몸에 익숙지 않아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되고 편안해진다. 가족 패턴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어느 순간 가족을 안정시키고 하나로 결속해주는 힘이 될 수 있다. -조세핀 킴(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 > 저자)

　

　

기획:황선영 기자 | 사진:이성우 | 모델:이유정(7세) 김준모(6세) 카이론 화랑(6세) 엘라(4세) | 스타일리스트:김유미

헤어·메이크업:박성미 | 의상협찬:일루(www.iloo.co.kr) 매직에디션(02-512-3064) 쥬시꾸띄르키즈(02-540-4725) 클랜씨(www.clan-c.com 070-4226-0331) 닥스키즈(02-3016-2152) 빈폴키즈·컨버스(02-3447-7701) 캡키즈(023446-7725) 펜디키즈(02-3446-7725)



베스트베이비 | 입력 2012.11.16 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