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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입에서 처음으로 울음이 아닌 '말'이 나왔을 때 엄마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옹알이를 거쳐 한두 마디씩 입을 떼기 시작하면 말을 가르치기 바쁘다. 그러다 두 돌 전후가 되면 말로 어느 정도 의사표현을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엄마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아이의 첫 의사표현이 대부분 ""싫어"" ""아냐"" 등의 부정적인 단어이기 때문. 생후 24개월 무렵은 아이가 자신과 한 몸처럼 생각하던 엄마로부터 독립해 자기만의 주장이나 감정이 생겨나는 시기로 독립적인 자의식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자기중심성이 강해지면서 다른 사람과 외부 환경을 자신의 뜻대로 조정하려고 하는 성향을 보인다. 특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엄마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미로 부정적인 행동이나 말로써 더욱 강한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 중심의 이해 능력인 '조망수용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타인이 느끼는 감정을 생각하기 어렵다. 오로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게 우선인 것. 특히 자신의 독립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Yes'가 아니라 'No'라는 대답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아이들의 '싫어'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하나인 셈이다.

이러한 부정적 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어휘력과 표현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므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단시간에 없애려고 하거나 버릇없는 아이로 대하는 것은 금물.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한 자아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회성이나 도덕성 등의 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비록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일지라도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건강하고 긍정적인 아이로 자랄 수도 위축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를 나무랄 게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바꿔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 아이의 'No' 똑똑하게 대응하기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믿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아이가 목욕하자는 엄마 말에 싫다고 답했다면 ""00가 피곤해서 오늘은 씻기 싫은가 보구나. 하지만 씻지 않으면 세균이 뱃속에 들어가서 아프게 될까 봐 엄마는 걱정이 되네""라고 이야기하며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어 아이가 안정적인 정서를 갖게끔 한다.

[긍정적인 면에 초점 맞추기] 아이가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더 많이 보게 해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찻길로 가지 마""라는 말보다는 ""인도로 걸어가자"" ""또 안 씻지!""라는 말보다는 ""씻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엄마랑 같이 씻을까?"" 식으로 같은 말이라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부모 또한 평소에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사용해 아이의 모범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는 아이의 'No'를 무시하기]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기 때문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무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계속 '싫다'고 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다른 상황으로 넘어가는 것. 엄마가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금세 그 상황을 잊어버리고 다른 일에 몰두한다.

[아이에게 선택 기회 주기] 아이는 자아가 발달하고 독립심이 강해지면서 싫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때는 아이의 할 일이나 상황을 엄마가 결정해서 시키지 말고 아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이 좋다. ""밥 먹자!"" 대신에 ""밥을 지금 먹을까 5분 있다 먹을까?"" 식으로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기획:이민희 기자 | 사진:이성우 | 모델:엘레인(4세)

도움말:김재환(의정부·마석아동발달센터 소장) 김소영(의정부아동발달센터 언어치료사) | 의상협찬:매직에디션(www.magicedition.com)
베스트베이비 | 입력 2012.09.14 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