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여린 7세 이전에 교정·치료를 딱딱한 구두 기형 일으킬 확률 높아 부드러운 신발 1㎝ 여유 있게 신어야…

발바닥이 유난히 도톰한 솔이(6)군은 얼마전 병원에서 ‘평발’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발이란 서 있거나 걸을 때 발 안쪽이 지면에 닿는 볼록한 발. 엄마 김미란(36)씨는 “아이가 조금만 걸어도 발이 아프다며 자꾸 업어달라고 보채곤 했다”면서 “주위에선 그냥 놔두면 저절로 괜찮아진다고 했지만 걱정이 돼서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발 건강 초기 진단과 교정이 중요

흔히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그만큼 발이 우리 몸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발 건강 관리는 영유아기때부터 신경을 써야한다. 자칫 관리에 소홀하면 발 통증뿐만 아니라 다리 무릎 고관절 척추까지 영향을 미쳐 향후 척추측만증이나 퇴행성관절염 등의 질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수술 없이 얼마든지 교정·치료가 가능하다.

평발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대표적인 발 변형. 더군다나 '아이들은 원래 그렇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어 부모들조차 가볍게 여기기 일쑤다. 그러나 발이 지면에 닿을 때 지표면과의 접촉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하기 힘들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로를 느끼고 정상 아동보다 관절을 더 많이 사용하게 돼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심할 경우엔 과도한 관절 사용으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발이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할 때 단순한 성장통으로 오해하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며 손 놓고 지나친다. 성장통은 발과 다리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 조기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잘못된 성장과 심각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아이가 3개월 이상 통증을 호소하거나 아침에 일어나서도 통증이 계속 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

◆우리아이 발 꼼꼼히 살펴보세요

아이가 특별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아도 몇 가지 관찰을 통해 집에서도 손쉽게 발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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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이를 일으켜 세운 자세에서 발뒤꿈치를 살펴 평발 유무를 관찰할 수 있다. 6세 이전의 아이들의 경우 발뒤꿈치가 약간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6~7세가 지나도 발뒤꿈치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발 안쪽이 볼록한 경우에는 평발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 아이에게 무릎을 굽혀 쪼그려 앉게 한다. 이때 뒤꿈치를 들며 쪼그려 앉기를 어려워한다면 아킬레스건이 경직돼 있다고 의심할 수 있다. 아킬레스건이 경직되어 있으면 걸을 때 발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지 못하고 발바닥 전체가 동시에 닿게 된다. 심한 경우 발끝 부분이 먼저 지면에 닿는 '까치발 보행'을 한다. 까치발로 계속 걷게 되면 걷는 것이 불안정해지고 잘 넘어지며 충격 흡수가 잘 안돼 다리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아이를 눕히고 발바닥을 검사하는 방법이 있다. 정상 아동의 발은 발뒤꿈치 중심선을 잇는 선이 둘째와 셋째 발가락 사이에서 끝난다.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전족부 변형'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레그 의원 송동호 원장은 ""평발 까치발 안짱걸음 ○·×형 다리 등은 아동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하체성장문제""라며 ""정확한 초기 진단 후 뼈가 여린 7세 이전에 치료 및 교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 건강 1등 공신은 '좋은 아동화'

얼마 전 할리우드 유명 배우인 탐 크루즈의 딸 수리(5)가 5㎝ 굽의 신발을 신은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유아용 하이힐이 미국 영국 등지에서 크게 유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리처럼 어린 나이에 하이힐이나 딱딱한 구두를 신는 것은 발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높은 굽의 신발은 아이가 발가락으로 걷게 만들고 아킬레스건을 팽팽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무지외반증과 망치발가락 발가락이 휘어지는 등의 기형이 생길 확률이 높다. 송 원장은 ""좋은 신발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신발에 아이의 발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발에 맞는 신발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신발을 신었을 때 손가락 하나(1㎝)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는 신발이 좋다. 오후가 되면 발이 붓기 때문에 오후 늦은 시간대에 신발을 구입해야 한다. 또한 앞코가 뾰족한 것과 밑창이 딱딱한 것은 피해야 한다. 힘들이지 않아도 앞부분과 밑창이 잘 구부러지는 유연한 것이 좋다. 뒷굽은 아킬레스건과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단단하고 견고한 월형(月形)이 적합하다.


기사입력 2011-11-30 03:18 
[윤연주 에듀&라이프 기자 n3eee@chosunedu.co.kr]
[도움말=송동호 아이레그 의원(www.i-leg.kr)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