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수장들이 간부들에게 한번씩 읽어보라고 권한 책들이 개인과 부처 성향에 따라 뚜렷이 갈려 주목을 끌고 있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통 관료인 한덕수 부총리는 최근 비서실 직원들에게 '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보고서'(이원재 저)라는 책을 돌린 뒤 내친 김에 1급간부와 국장들도 일독하면 좋겠다고 책을 한권씩 건넸다. 이 책은 최근 청와대 부속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보고서 형식으로 올린 뒤 노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었던 것으로 '객관적 인식에 근거한 자신감 회복이 핵심과제'라는 점을 설파하며 낙관적 견해를 강조했다.    반면 학자출신인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관치청산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다'(유정호 저)라는 책이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며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강 위원장의 추천 도서는 '현재 경제적 문제점은 시장경제의 폐해라기 보다는 관치경제에서 비롯된 점이 큰데 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책으로 희망보다는 냉정한 평가가 주를 이룬다.    관료들의 역동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낙관론을 강조해야 하는 재경부와 규제개혁 경쟁촉진 등으로 시장자율을 강조하는 공정위라는 경제부처의 성격에 따라 추천도서도 뚜렷이 대비되는 셈이다.    '희망보고서'는 긍정적인 면의 부각이 두드러진다. 한국은 재벌.은행 중심 성장모형이 투자자중심 모형으로 바뀌면서 양극화 현상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고 극복과정은 오히려 빠르다고 강조한다. 또 한국이 외환위기로 촉발된 IMF 체제 이후 고통스러운 개혁을 통해 개방성.투명성 면에서 일본과는 비교되지 않는 시장구조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여전히 세계 최고의 투자처로 꼽힌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관치청산…'은 쓰라린 반성론이다. 한쪽에선 시장경제 체제 수정을 통해 소외계층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편에서는 친기업적 성장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혼란스럽지만 어느 쪽도 관치가 문제의 뿌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다. 경제개발의 주역이라고 자부하는 관료들이 뜨끔할 대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20여년 이상 근무한 유정호 박사는 "관치청산 없이 성장정책 고수나 시장경제체제 수정 중 어느쪽을 택하더라도 전자는 정경유착 후자는 대중영합주의로 새로운 관치경제에 머물게 된다"고 지적한다.    반면 '희망보고서'는 비관론의 구조적 재생산 자신감 부족이 한국의 전진을 막는 핵심요소라고 전제한 뒤 △98 ~ 2003년 한국의 평균성장률은 4.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 △좌파정책이라며 비난받고 있지만 정부가 복지개념으로 소개한 워크페어는 서구에서는 우파의 정책 △수출의 둔화가 아닌 수출 성장세의 둔화 등 정부의 시선을 끄는 주장들을 대신해 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치열한 반성하에 자신감이 싹튼다는 것이 원칙 아니냐"며 "두 분의 생각이 다른 것이라기보다는 직원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가지라고 주문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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