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집중력은 자녀를 둔 부모들의 기본적인 화두.

엄마들은 아이가 책을 잘 안 읽는 것도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내는 것도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집중력 향상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한국집중력센터의 이명경 소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었다.

집중력은 타고나는 걸까 후천적인 노력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의 첫 번째 궁금증일 것이다. 한국집중력센터 이명경 소장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답한다. 지난 13년간 아동심리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아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1000여 건의 상담을 진행해온 이 소장은 집중력이 아이의 심리적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집중력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집중력 전문가'인 그녀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집중력은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 '학습 습관'이 아니라 아이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생활습관'인 만큼 엄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최근 그녀가 출간한 교육서적 < 아이의 집중력 > 에서도 엄마표 코칭을 통해 아이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아이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며 아이의 집중력은 부모와의 친밀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달시킬 수 있다고 전한다. 이 소장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보다 집중력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일을 오래 하는 것만이 집중력이 아니에요. 집중력은 중요한 정보에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하죠. 유치원에서 수업 시간에 집중을 잘하는 아이들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친구들 떠드는 소리 교실 밖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선생님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아는 거예요. 중요한 정보를 방해하는 다른 정보를 흘려버리는 것이 집중력의 출발입니다.""

아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한 초점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추어 초점과 행동을 바꿀 수도 있어야 한다. 책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유치원에 갈 시간이라든지 밥 먹을 시간이니 책을 그만 보자고 했을 때 아이가 책을 덮지 않으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가 책에 푹 빠져 있다며 내심 뿌듯해한다. 하지만 이는 집중력이 높은 게 아니라 행동을 전환하지 못하는 것. 엄마들이 관심이 많은 학습 능력도 집중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흔히 학습 능력은 집중력을 따라간다고 하는데 이 소장은 그 반대라고 강조한다. 아는 만큼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딴 짓을 하거나 한눈을 팔지는 않지만 멍하게 있는 것은 지금 집중해야 할 상황이 아이에게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어야만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집중력을 키우는 3대 요소

집중력은 연령에 상관없이 꾸준히 계발되어야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에 집중력을 길러놓으면 학교생활이나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데 수월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집중력에 따라 아이들의 적응력이나 학습 수준이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준비가 아니다. 이 소장은 요즘 아이들이 학습을 시작하는 시기가 이르고 학습 양도 너무 많다고 걱정한다. 실제로 요즘에는 동네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아이들의 집중력은 오히려 밖에서 에너지를 발산할 때 더욱 발달하고 특히 유아기에는 아이의 욕구만 잘 짚어내도 집중력을 키워줄 수 있다.

·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게 한다_ 정서적인 측면은 유아기 집중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유아기의 아이들은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엄마가 자기를 봐주기 바라면서 쳐다봤는데 그냥 지나가거나 엄마를 불렀을 때 오지 않는 사소한 것에서도 아이들은 불안해한다. 따라서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집중력 계발에 큰 도움이 된다.

· 인지력을 키워준다_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집중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유아기의 인지력은 학습을 통해서 키우기보다는 독서나 체험을 통해 배경 지식을 길러주면 된다. 너무 과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안 좋으니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유아기 학습은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다. 학습의 양이나 아이의 수준에 집착하지 말고 아이가 엄마와 함께 즐거운 활동을 한다고 느끼게끔 해줘야 한다.

· 행동 습관을 길러준다_ 집중력도 하나의 행동 습관이기 때문에 훈련이 필요하다. 책을 읽을 때는 바른 자세로 앉고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이야기할 때는 선생님을 바라보고 밥을 먹을 때는 돌아다니지 않는 등 성인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가르치고 연습시켜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일상적인 생활습관이 잘 잡힌 아이들의 대부분은 학습 태도가 좋기 때문에 학습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집중력을 키우는 환경 만들기

자녀가 모든 면에서 뛰어나길 바라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아이마다 취향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집중하는 분야도 다르게 마련. 이명경 소장은 아이가 유독 집중을 못하는 분야가 있다면 과감하게 접으라고 조언한다. 물론 그 전에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몫. 유아기의 집중력은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과 비례한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게 마련인데 이는 아이도 마찬가지. 따라서 유아기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엄마가 함께 찾아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계발시킨다_ 아이가 어느 한 분야에 도통 집중하지 못한다면 억지로 시키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가 집중을 못한다는 것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뜻. 피아노 앞에서 5분도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에게 굳이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스트레스를 줄 필요는 없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응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아이가 한 가지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우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을 놓치면서까지 하는 게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족한 부분은 아이가 집중하는 분야에서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혹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책만 읽는 아이라면 공룡이나 우주에 관련된 책보다는 등장인물이 많고 사건이 많은 책을 골라주는 것이 좋다.

·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멀리한다_ 아이에게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의 빠른 자극은 접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TV프로그램도 시각을 자극하지 않는 것을 골라서 선택적으로 보여줄 것. 또한 아이 혼자 TV를 보게 하지 말고 엄마가 옆에 앉아서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밥을 먹는 동안에는 TV를 끄는 습관도 만들어 주자.

· 아이와 즐겁게 놀아준다_ 유아기에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즐겁게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와 함께하는 사소한 놀이에서도 아이의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지우개 연필 등 소소한 물건을 관찰하게 한 다음 아이가 눈을 감은 사이 물건을 하나 숨기고 뭐가 없어졌는지 알아맞혀보게 하자. 연령에 맞춰 물건의 개수만 변화를 주면 되므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엄마표 놀이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동안 동물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박수를 치게 하면 특히 청각주의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기획: 이민희 기자 | 사진: 박원민
베스트베이비 | 입력 2012.05.11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