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35)씨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아이에게 더욱 신경이 쓰인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소아천식에 걸렸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일년 내내 잦은 재채기로 고생하는데 해마다 환절기만 되면 아이의 숨소리가 더욱 거칠어지고 기침이 심해지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최근엔 학교에서 야외활동이 많아 아이가 혼자 있다가 호흡곤란이라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엄마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소아천식 상식에 대해 살펴봤다.

◆환절기에 급증하는 소아천식 환자

천식은 소아에게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이다. 천식이란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예민해진 기도가 자극을 받으면 기도 안쪽이 붓고 분비물이 증가하게 되어 원활하게 숨을 쉬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천명(쌕쌕거리는 소리)과 고통스러운 기침이며 특히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주로 나타난다.

천식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과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나 감기 담배 연기 황사 기후 변화 등이 천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가족 중에 천식 아토피 피부염 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환절기는 소아천식 환자들의 증상이 두드러지는 시기이다. 아침과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약한 호흡기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히 봄에는 황사 꽃가루 꽃샘추위와 같은 기후 변화로 인해 유난히 병원을 찾는 어린이 천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천식은 해마다 1.3%씩 증가하며 기후 변화가 큰 4월과 11∼12월에 천식 치료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그중 10세 미만의 아동이 전체 환자의 4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소아천식의 경우 10세 미만 아동의 호흡기는 발육이 완전하지 않아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는데 사소한 자극만으로도 기도가 심하게 반응하게 되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일어나게 된다. 또 소아는 천식 진단에 도움이 되는 폐기능 검사를 하기 어려우므로 부모의 세밀한 관찰이 중요하며 전문가에 의한 혈액검사나 피부반응시험을 이용하여 진단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용민 교수는 “소아천식은 일반적으로 치료를 잘 받으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호전되지만 소아 시기에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천식 증상이 평생 지속될 수 있다”며 “자녀가 천식으로 의심될 때에는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당부했다.

 
 
 
소아천식은 어릴 적부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평생 고생할 수 있다. 환절기 천식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 치료와 주변 환경 개선이 중요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꾸준한 치료와 생활 속 환경 개선이 화를 예방

소아천식 환자의 경우 무엇보다도 평소에 적절히 약물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천식 치료 약물은 크게 먹는 약물과 흡입 약물로 나뉘지만 흡입용 제제가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강력하고 부작용이 적어 천식 치료에 우선시되고 있다.

실제 국제천식기구 GINA와 국내 치료 지침에서 1차 치료제로 권장하는 치료제는 먹는 치료제가 아닌 흡입용 스테로이드 제제다. 특히 5세 이하의 소아 환자에게는 플루티카손과 같은 저용량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초기 치료제로 권고된다.

소아 천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엄마라면 꾸준한 약물 치료와 함께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주변 요소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침대 매트리스나 베개를 비닐이나 커버로 씌우고 마루도 카펫보다는 단단한 마루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집안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며 규칙적으로 집 안과 장난감 등을 청소하는 것이 알레르겐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담배 연기도 성장 중인 아이의 폐에 나쁘며 천식 발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과 영양 관리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천식을 통제하는 좋은 방법이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할 경우 천식 발작을 적게 겪고 천식에 잘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저체중이나 비만을 예방하는 식단을 짜야 한다. 다만 운동을 할 때 숨을 빨리 쉬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기도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운동을 시킬 때는 항상 준비운동을 시켜야 하며 날씨가 너무 춥거나 건조할 때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박태해 기자/기사입력 2012-04-03 17:34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