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지능 발달은 태어난 뒤 말하고 듣는 것과 손이나 발을 움직이는 작은 운동들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언어 능력은 논리력 판단력 기억력 등 여러 인지 및 지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언어 능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과 자주 말을 하는 것이다. 텔레비전 시청과 같은 일방적 듣기로는 아이들의 언어 능력은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부모들 가운데는 아이가 말을 잘 못한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으나 실제 언어장애는 만 2살이 됐는데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을 때 진단된다. 여섯달 돼도 옹알이 없고 만 2살에 한마디도 못할땐 ‘표현언어 지연’대체 필요 눈 맞추고 높은 음으로 대화 말 못 알아들으면‘특수치료’가 필요하다.

 ■ 이야기 나누는 경험을 늘려야 아이가 말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잘 듣는 것이 우선이다. 막 태어난 신생아도 큰 소리는 들을 수 있다. 문을 닫는 소리나 시계 자명종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등 머리나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반응을 한다. 이런 반응이 전혀 없다면 청각 기능 검사를 해 봐야 한다. 보통 생후 한달부터는 옹알이를 하기 시작하며 6개월쯤 되면 맘마 빠빠와 같은 말을 그냥 의미없이 한다. 9개월쯤 되면 다른 사람들의 말을 흉내내 보는 단계에 이르며 열달에서 첫돌쯤 되면 비로소 ‘엄마’ ‘빠빠’ 같은 수준의 의미있는 단어를 스스로 한두 마디쯤 한다. 이때 아이가 말을 잘 배우기 위해서는 부모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일방적 텔레비전 시청 등은 언어 발달에 해로워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만 2살까지는 텔레비전 시청을 금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을 정도다.

 ■ 행동을 언어로 표현해주는 습관을 아이와 말을 하는 어른들은 되도록 높은 음으로 또박또박 이야기해 줘야 아이가 잘 듣는다. 또 아이가 말을 할 때는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짓는 등 반응을 해 주면 아이가 말 하는 데 자신감을 얻는다. 보통 어른들은 아이들이 많이 쓰는 단어를 유아처럼 같이 쓰는데 이 보다는 아이가 한 말을 따라 해주되 틀린 발음은 고치면서 정확하게 발음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발음이 틀렸다고 해서 발음을 강압적으로 고쳐서는 안되고 자꾸 반복적으로 들려줘 아이가 저절로 고치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가 ‘사과’를 말한다면 ‘빨간 사과’로 살을 붙여 응대하는 방식으로 단어를 서서히 풍부하게 늘려가는 것이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 또 행동을 언어로 표현해 주면 아이들이 훨씬 잘 배우므로 밥을 먹을 때면 ‘밥을 먹는다’ 등으로 가르쳐 주도록 한다.

 ■ 말하기 능력만 늦게 발달할 수도 아이가 생후 여섯달이 다 되도록 옹알이가 없거나 만 2살이 되도록 의미있는 단어를 한 마디도 못한다면 언어 능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또 만 3살이 되도록 두 단어 정도로 구성된 간단한 문장 예를 들면 ‘이게 뭐야’ 정도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때도 이에 해당된다. 간혹 언어 발달이 좀 늦은 아이들 가운데는 말을 잘 알아들으면서 지능도 정상인데 표현 언어의 발달만 늦는 아이들이 있다. 이를 ‘발달성 표현언어 지연’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아이들의 5%나 된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말 하는 것만 늦어질 뿐이어서 특별한 언어 치료를 받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은 말하는 표현언어뿐 아니라 알아듣는 수용언어도 늦는 것인데 그 원인으로는 정신지체 청력장애 혼합형 발달성 언어장애 자폐증 등이다. 이와 같은 질환들도 조기에 발견해 그 원인을 치료하면서 특수 언어치료를 받는다면 일부에서는 거의 정상처럼 말하고 들을 수 있다. 도움말=김영훈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과 교수 신윤미 아주대의료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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