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찾아오는 골칫덩이 단골손님도 있고 꼭 피하고 싶은 악명 높은 불청객도 있다. 봄이 시작되기 전 딱 요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옮기 쉬운 질병을 알아봤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과 김영훈 교수의 조언을 빌려 위험도순으로 살펴보자.



1위 수족구병

수족구병은 예방백신이 없다. 게다가 원인이 되는 장 바이러스가 70여 종에 달하기 때문에 한번 수족구병을 앓았더라도 다시 걸릴 수 있다. 수족구병 자체는 손 발 입에 발진이 생기고 가끔 미열이 나는 정도의 가벼운 병이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다른 곳으로도 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족구병의 병원체인 장 바이러스는 혈액을 타고 곳곳으로 돌아다니는데 피부에 침투하면 수족구병을 뇌에 침투하면 뇌수막염을 간에서는 간염을 심장에서는 심근염을 발병시킬 수 있다. 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영유아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해마다 3월경이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수족구 공포증을 경험한다. 대부분 증상 발생 후 7~10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수족구가 싫어하는 것

●양치하는 습관대부분의 세균은 아이의 입을 통해 전염된다. 음식을 먹고 난 후는 물론 외출하고 돌아왔을때도 양치하는 습관을 들인다. 외출 시 치약이나 칫솔이 없을 때는 식염수로 입안과 목을 헹궈내도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 콧속을 세척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용 타월과 비누 구분해서 사용하기타월이나 비누를 어른과 함께 사용하면 어른이 집 밖에서 묻혀온 각종 세균이 아이에게 옮을 수 있다. 감기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아이 전용 타월과 비누를 구분해 사용한다. 또 젖은 타월은 바로바로 교체해준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병원 가기병원에서도 각종 병이 옮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할 때는 사람이 붐비지 않는 오전 시간을 이용할 것. 외출에서 돌아오면 용변을 보지 않았더라도 기저귀를 새것으로 갈아주고 외출 시 입었던 옷도 갈아입히는 것이 좋다.



2위 로타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모두 사람균주로 만들어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두 가지 로타바이러스 백신도 마찬가지. 모두 사람균주를 사용한 백신이므로 안심하고 접종해도 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생후 3~24개월에 발생률이 가장 높고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강해 알코올 손 소독제를 사용해도 100% 예방하기 어렵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과 구토 증세가 나타나고 쌀뜨물같이 묽은 설사를 하루에도 수 차례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방심하는 것이 문제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탈수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가 싫어하는 것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로타바이러스는 서울지역에 거주 중인 어린아이의 설사 원인 중 47%를 차지했지만 예방접종으로 발병률이 현저하게 줄었다.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접종할 수 있으며 2회 접종과 3회 접종 두 가지 백신을 사용한다. 미숙아도 태어난 날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 B형 간염의 경우 2kg 미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면역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2kg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접종하는 것이 좋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순수 사람균주 백신인 2회 접종 제제를 고려해보자. 3회 제제보다 비용이 절감되고 2개월 빨리 접종을 완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님 초대는 생후 6주 이후부터신생아가 있는 집에서는 로타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손님 초대를 생후 6주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 아기를 만질 때는 뜨거운 물에 2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를 정중하게 부탁하자.


3위 수두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생후 12~15개월에 수두 예방백신 1회를 기본 접종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예방접종만으로 수두를 100% 피해갈수는 없다. 어린이집 같은 집단시설에서 수두가 발생한 경우 예방접종을 한 아이도 감염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돌파감염이라 부른다. 단 예방접종한 아이는 접종하지 않은 아이보다 대체로 증상이 훨씬 가볍다. 수두에 감염되면 보통 미열이나기 시작하다가 피부 발진이 몸통에서 얼굴 어깨로 퍼져 나간다.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감염되는데 전염성이 강해 주변 감염률은 90%에 달한다. 현재 백신을 2회 접종하면 돌파감염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미국에서는 백신을 2회 접종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2회 접종 여부를 두고 논의 중에 있다.

수두 바이러스가 싫어하는 것

●꼼꼼하고 깨끗하게 손 씻기아이가 밖에서 놀다 돌아왔을 때나 밥 먹기 전 용변을 보고 난 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을 갖게 하자. 엄마와 비누거품 놀이를 하거나 물장난을 하며 손 씻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아이가 혼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대에 미끄럼 방지 아기용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밥상아이가 피곤하지 않게 충분히 재우고 단백질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은 몸의 면역력을 증가시키므로 과일을 충분히 먹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면역력 키우기수두에 감염되면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바이러스는 죽지 않고 척추 근처에 있는 신경세포 덩어리 (신경절)로 들어간다. 길게는 수십 년까지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를 노려 다시 활성화될 경우 대상포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 수두를 겪은 사람만 대상포진에 걸리는 셈이다. 아이는 영양가 있는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워주고 50세 이상의 부모님은 피부과 내과등에서 상담한 후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4위 열감기




아이가 온몸에 열이 나고 짜증을 내며 칭얼댄다면 열감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실내외 온도차가 심하면 아이가 기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열감기에 걸릴 위험이 높다. 열감기는 감기 바이러스가 장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열이 떨어지면서 묽은 변을 보기도 한다. 열을 내리기 위해 찬 음식을 먹이면 도리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을 먹이고 생후 3개월 이하 유아가 38℃ 이상의 고열이 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한다. 염증 없이 발열과 두통 증상만 있다면 유아의 위와 장의 부담을 최소화면서 해열에 도움을 주는 해열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열감기가 싫어하는 것

●신속한 병원 방문열감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뇌수막염 초기 증상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열만 나다가 며칠 후 두통 구토 의식장애 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열감기가 아니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다. 엄마가 판단하기는 어려우므로 영유아의 경우 열이 나면 일단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급선무다.

●충분한 수분 섭취감기에 걸리면 평소보다 수분의 손실이 증가되기 때문에 탈수증상이 오기 쉽다. 감기약에 자주 처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특성상 아이의 입을 마르게 할 수 있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먹인다.

●적정 체온 유지하기돌 전 아이는 37.5℃ 3세 이하 37.2℃ 5세 미만의 아이는 37℃가 평균 체온이다. 아이의 열이 38℃를 웃돌 때에는 우선 기저귀만 채우고 옷을 모두 벗긴다.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적신 물수건으로 아이의 가슴·배·겨드랑이·다리를 30분 정도 잘 닦아주면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단 아이가 춥다고 하면 멈춰야 한다.

5위 변종독감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제거할 뿐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는 제거하지 못한다. 대신 항바이러스 약제는 독감을 예방할 수 있지만 감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48시간 이내에 접종해야 효과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병원에 갈 때까지 감기 전조 증상을 놓치기 십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이 예고된 변종 독감 인플루엔자는 미국의 변종 독감 유형인 H3형 인플루엔자와는 다른 H1형 계절 독감이다. 변종독감의 증상은 열 기침 인후통 콧물 근육통 몸살 두통 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계절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하고 합병증이나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

변종 독감 인플루엔자가 싫어하는 것

●연 1회 독감백신 접종하기독감 바이러스는 수백 종이 있다. 독감 변종 바이러스가 해마다 바뀌는 데다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력이 1년 정도 지속되고 그다음 해에는 소멸되기 때문에 해마다 접종해야한다. 독감 백신은 생후 6개월 이상이면 누구나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다. 임신부도 마찬가지. 이번 변종독감이 포함된 4가백신은 2014년에야 접종이 가능하다.

●비타민 A 섭취하기환절기에는 비타민 A와 C E의 섭취를 늘려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A는 목 코 등 점막의 저항력을 강화해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A는 시금치 브로콜리 등의 녹황색 채소와 바나나 당근 토마토 고구마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임신부도 증상이 있을 때는 적절한 약물로 치료하기약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파도 치료할 엄두를 못내 는 임신부. 그러나 임신부에게 38.5℃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면 신경관결손증 신경발달장애 등 태아의 신경계 기형과 관련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 후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감은 휴식을 취한다고 호전되는 것이 아닌 데다 방치하면 2차 세균감염에 의해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다.

6위 아폴로 눈병 (급성출혈성각결막염)



병 이름에 '급성'이란 말이 괜히 들어 있는 게 아니다. 아이가 아폴로 눈 병에 걸린 친구와 놀고나면 빠르게는 8시간 만에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감염력이 막강하다. 아폴로 눈병에 걸리면 갑자기 눈이 발갛게 변하고 눈곱이 끼고 눈의 흰자에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또 눈물이 나고 눈꺼풀이 붓고 통증이 생긴다. 심한 경우 눈앞이 흐려지기도하고 온몸이 아프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직·간접 접촉으로 감염되지만 쳐다보는 것만으로 병 균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갑자기 증세가 심해지고 아프다가 1주일이 지나면 대개 회복된다.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아폴로 눈병이 싫어하는 것


●병원 방문 전 안약 사용 자제하기아이 눈이 발갛게 변했다고 우선 안약을 넣고 병원을 찾는 것은 금물이다. 초기 진단이 힘들고 오히려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도 있다. 예방 차원에서 미리 안약을 넣는 것도 삼가야 한다.

●처방받은 안약 넣을 때 눈 깜빡이지 않기안약을 넣은 뒤 눈을 깜빡이면 약물이 잘 흡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눈을 깜박이면 약물이 눈 밖으로 흘러나오거나 콧속으로 들어가는데 드물게 약물이 혈관으로 흡수되면 부 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안약을 떨어뜨린 후에는 약물이 안구에 흡수될 수 있도록 5분간 눈물길을 눌러 주거나 눈을 가만히 감고 있는 것이 좋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혼동하지 않기눈이 발갛게 변하는 증상은 아폴로 눈병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유행성각결 막염도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고 아폴로 눈병은 엔테로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증상은 매우 흡사하지만 아폴로 눈병이 전염 속도가 더 빠르고 흰자위에 출혈이 많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7위 노로바이러스 장염




노로바이러스는 기존 식중독 바이러스와는 달리 기온이 낮을수록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국내 식중독의 주요 원인균인 로 타바이러스와는 정반대의 성격. 60℃ 이상 온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을 만큼 생존력이 강하다. 증상은 식중독 이나 장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사와 구토 발열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로타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구토와 두통은 심한 데 반해 고열과 설사 증상은 약한 편. 대부분 3~7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아이가 어리다면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물을 통해 병균이 전파될 수도 있으므로 회복 후 2주가 지나기 전에는 수영장 목욕탕에 가면 안 된다.

노로바이러스가 싫어하는 것

●음식물 완전히 익혀 먹기평소에 아이와 아이를 돌보는 사람 모두 손을 잘 씻는 것이 노로바이러스 예방의 기본이다. 온 가족이 화장실을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변기의 물을 내릴 때는 덮개를 덮고 물을 내린다. 그리고 씻은 손은 본인의 수건만 사용해 닦거나 일회용 종이 타월을 사용하면 감염을 줄일 수 있다.

●냉장고 과일 채소 먹기 전 세척하기노로바이러스는 60℃에서 30분간 가열해도 죽지 않지만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음식을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이다. 추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므로 냉장고에 보관한 과일과 채소도 먹기 전에 다시 잘 씻는다.




맘앤앙팡 | 입력 2013.03.29 0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