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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과 봄방학을 연이고 보내고 아이들은 이제 새 학년에 올라간다. 지난겨울 아이들은 조금씩 살이 올랐을 수 있다. 겨울이 저장의 계절이다 보니 영양 섭취는 많고 활동량이 적어 살이 조금씩 찌는 것. 다행히 성장의 계절 봄이 오면 그간 저장해둔 성장 에너지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키를 키운다. 겨울철 비축해둔 영양이 봄철에는 성장 에너지가 된다.

겨울 지나 살찐 아이 마음 편히 볼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영양이 다 키로 가는 것은 아니다. 성장 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영양은 그대로 우리 몸에 남아 살을 찌우는 데 쓰인다. 더구나 소아비만이 성조숙을 앞당긴다는 정보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뒀거나 아직 저학년인 여자아이의 부모는 그만큼 걱정이 많다.

최근에는 취학 전 여아를 대상으로 성호르몬 억제주사가 유행이라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 치료 환아가 2004년에 비해 6년 간 무려 18배나 급증했으며 그중 90% 이상이 여자아이다.

성조숙증은 만 8세 이전의 여자아이나 만 9세 이전의 남자아이에게서 사춘기에 나타날 수 있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인데 가슴 멍울 음모 초경 등 2차 성징의 징후를 살피는 것 외에도 골 연령 검사 내분비 검사 등으로 진단하게 된다.

생리 일찍 시작하면 무조건 키가 작을까?

엄마들이 성조숙증을 경계하는 이유는 이것이 아이의 키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초경을 빨리 시작하게 되면 향후 2년 내에 성장이 멈춰 어른 키에 도달한다. 이런 이유로 내 아이가 또래 아이들보다 성적 발달이 빠르다면 키가 빨리 멈춘다고 생각해 무조건 이를 억제하려고 한다.

심지어 '생리 늦추는 약'을 찾기도 하고 성호르몬 억제제 성장호르몬제를 맞아야 할까 고민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이 성장에 대해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우선 생리를 하면 성장이 멈춘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생리가 시작되어 아이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숙해 성장이 멈출 때가 되었기 때문에 생리를 하는 것이다. 생리란 여성으로서 아기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다는 신호이다.

청주 아이누리한의원 박경남 원장은 ""초경 시기가 빨라진 것은 성조숙증 때문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영양상태가 좋아져 발육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생리를 일찍 시작하면 키가 안 큰다는 원리대로라면 요즘 아이들은 예전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아야 맞다. 하지만 초경을 2~3년 일찍 시작한 요즘 아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월등히 키가 크다""고 설명한다.

성조숙인 모든 아이가 치료 대상은 아니다

성호르몬은 억제하고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치료 역시 너무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청주 아이누리한의원 박경남 원장은 ""키를 키울 때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 모두 중요하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면 오히려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춘기에 성장 속도가 빠른 이유 중 하나는 왕성한 성호르몬의 분비 때문이다. 성호르몬이 성장판을 자극시켜 키를 키우기도 하지만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도와주기도 한다.

그런데 성적 성숙을 늦추겠다고 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하면 오히려 성장 속도가 줄어든다. 그리고 여기에 성장호르몬을 주사한다. 성호르몬을 늦추는 치료가 아니라 성호르몬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가 중요하다.

그리고 호르몬을 조절하는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에 의한 의학적 소견과 판단으로 이뤄져야지 부모가 단순히 생리를 늦추거나 키를 더 키울 목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 성조숙이 오더라도 모든 아이가 치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한다.

성적 성숙이 급속도로 빨리 진행될 때 예측한 최종 키가 너무 작을 때 성조숙으로 인해 아이의 정서나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을 때 등 전문의의 진단 하에 고려해 본다.

또래보다 10cm 이상 크다면 좀 더 지켜볼 것

아이가 성조숙증의 기미가 보일 때 누구보다 당황하는 사람은 아이 자신이다. 또래 친구와 다른 몸 때문에 놀림을 받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초경을 시작해 신변처리가 힘들 수 있다. 부모는 아이 마음부터 다독여야 한다.

아이에게 일어난 신체변화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설명하고 전혀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며 신변처리 시 주의해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또한 아이 앞에서 너무 걱정스러운 표정이나 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는 마치 자신의 큰 병에 걸린 양 지레 겁을 먹고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에 상처 받을 수 있다. 부모가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아이가 자신의 신체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이미 성조숙 단계이지만 아이 키가 또래보다 10cm 이상 월등히 크다면 여기서 조금만 노력해도 아이는 평균 키만큼 충분히 자랄 수 있다. 성조숙증이라고 할 때는 아이의 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아이 키가 꾸준히 자랄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성장 치료를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이나 생활 개선 식습관 교정 등을 통해 아이의 성장 잠재력을 높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청주점 박경남 원장


한국아이닷컴 장원수기자 jang7445@hankooki.com
서울경제 | 한국아이닷컴 장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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