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구청장…’ 펴낸 김우중 동작구청장::) 풀뿌리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은 대개 임기중에 책을 한두 권 낸다. 대부분 행정 경험 노하우가 담긴 책이거나 인생의 굴곡 등 자신이 걸어온 길을 소개한 자서전인 경우가 많다. 단체장이 선출직이므로 이같은 내용이 지역주민들 에게 자신을 알리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태에서 서울시내 한 구청장이 “제대로 된 영·유아 보 육이 국민을 위한 행정의 시작과 끝”이라며 ‘보육’을 주제로 한 전문서적을 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우중(63·사진) 서울 동작구청장은 최근 ‘CEO 구청장의 보육정책과 비전’이라는 제 목의 책을 출간했다.    김 구청장은 보육관련 학문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아이들의 보육 과는 거리가 먼 기업인 출신이지만 지난 1998년이후 9년째 구청 장으로 재직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교육받 아야 하는지 수많은 나날을 고민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우리나라도 기혼여성 두명중 한명은 취업전선에 나서지 않으면 살기 힘들 정도로 경제구조가 선진국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들 보육 때문에 좌절하고 직장을 포기하는 젊은 주 부들을 주변에서 너무 자주 보았어요.” 김 구청장은 이들의 ‘좌절’을 방치해서는 결코 우리의 ‘미래 ’가 없으며 선진국 문턱도 넘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기성세 대는 어린이집(유치원 포함)이 어머니가 일하는 동안 아이를 잠 시 맡겨두는 곳이 아니라 어린이의 능력과 잠재력을 계발하는 즐 거운 공간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어요.” 그래야만 우리 사 회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저출산’의 복잡한 실타래가 풀릴 수 있 다는 것이다.    그는 ‘정아(가명)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우리의 관심과 애정으 로 충분히 ‘제대로 된’ 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음을 강조했다.4 세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된 정아는 아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구석에 앉아 울거나 짜증을 부리고 식사 시간에는 입을 꼭 다물고 밥 먹는 것을 거부했다. 심지어 오줌??싸서 보육교사가 옷을 갈아 입히려면 거부하는 등 심각한 상태 였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어머니와의 이별 ‘말 안들으면 내다버 리겠다’는 할아버지의 폭언 아버지의 무관심 등이 정아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지요. 그러나 보육교사들의 정서치료 프로그램 등 을 통한 관심과 애정 가족 설득을 통해 헝클어진 아이의 마음이 조금씩 되돌아오는 것을 지켜보고 보육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 어요.”김 구청장은 이 책에 급식비·교재구입비 부당집행 정원 초과 운영 등 어린이집을 둘러싼 부조리들을 개선한 사례들을 상 세히 소개했다. 특히 8도 농·수산물 직판장과 직접 계약을 체결 해 신선한 식품을 제공하고 구청 공동 영양사가 주·월간 식단 표를 만들어주고 있다.    어린이집 110여곳의 운영사례를 9년째 꼼꼼히 지켜봤다는 김 구 청장은 “우리 세대만 해도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전적으로 어머니들의 몫이었다”며 “하지만 21세기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많이 배출하려면 아버지들이 자녀에 대한 관심을 더욱 기 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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