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하나>  초등학교 2학년인 박지민(9·가명)군은 평상시에는 똑똑하다는 말을 듣지만 학교에서는 ‘지진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 특히 읽기가 약한 박군은 ‘바구니’를 ‘니구바’로 읽거나 단어를 빼고 읽는 난독증 증세까지 보인다. 없는 글자를 집어넣어 글을 읽기도 한다.    <사례 둘>    고현경(10·가명)양은 그림이나 만들기 숙제를 할 때마다 어려움을 호소하며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리기 일쑤다. 그림 숙제로 인해 기분이 나빠지면 괜히 동생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엄마가 달래주면 금방 웃는 등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 변화를 겪는다.      위의 두 경우는 전형적인 학습장애에 해당한다. 박 군의 경우는 좌뇌가 고 양의 경우는 우뇌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뇌 기능의 문제라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의 생활 습관과 공부하는 방법을 교정해 주면 학습 장애는 상당 부분 좋아질 수 있다. 방학을 이용해 집에서 할 수 있는 학습 장애 개선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설마 우리 아이가 학습장애?    학습장애란 정상적인 지능을 지녔음에도 또래에 비해 학습 성취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읽기 쓰기 셈하기에서 주로 나타나며 특히 난독증으로 불리는 읽기장애 환자가 가장 많다.    읽기 장애란 읽는 속도가 느리고 읽은 사실을 기억해내지 못하며 단어를 빼먹고 읽거나 없는 글자를 집어넣어 읽는 경우를 말한다. 또 능숙하게 읽더라도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주의력 결핍이 있는 아이나 품행에 문제가 있는 아이 중에도 학습장애가 많다.    쓰기 장애는 글을 베껴 쓰거나 받아쓰기가 어려운 경우이다. 단어를 쓸 때 글자를 빠뜨리거나 더하며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맞춤법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들은 말을 잘하는데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라고 하면 아주 힘들어 하는 특징이 있다.    수학학습(셈하기) 장애는 기본적인 공간 지각과 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다. 계산할 때 숫자를 적당히 정렬하거나 소수점이나 부호를 끼워 넣는 것이 어렵다. 남자 아이보다 여자 아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 밖에 주의력 기억력 등과 같은 인지 과정에서 학습 장애를 겪는 아이들도 많다. 주의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오랫동안 하나의 과제에 집중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다.    #집에서 고쳐 주세요    학습장애의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기능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뇌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좌뇌와 우뇌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게 생활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읽기 표현하기 계산 등이 떨어지는 아이라면 좌뇌의 기능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난독증 환자의 뇌 사진을 보면 읽기 능력을 결정하는 좌측 대뇌 윗부분의 피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좌뇌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오른쪽에 자극을 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사물을 볼 때에는 시선을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고 본다. 특히 오랜 시간 보게 되는 책이나 TV 컴퓨터는 가급적 오른쪽 편에 두도록 한다.    앨범 보기나 블록 쌓기 등도 시간 및 분석 기능이 손상된 아이들에게 순차적인 개념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학교 공부는 앞서 나가려 하는 것보다 복습 위주가 알맞다. 특히 공부를 시킬 때는 야단보다는 격려로 아이를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 미술 등 예체능이나 추리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우뇌가 약한 경우다. 이때는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해본다거나 왼발로 공을 차는 행동 등이 도움이 된다. 책장을 빨리 넘겨 그림책을 보거나 속독하여 글자를 읽는 것도 좋다. 일정한 시야에 한번에 들어온 자극을 흡수해 공간지각 및 추리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장애로 인해 학교 및 일상생활에 문제를 받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성도 교수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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