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회를 아십니까.’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부모 모임은 어머니회나 학부모회의 이름으로 조직돼 있다. 그나마 학부모회 구성원 대부분은 엄마들. 아버지들은 자녀의 학교 소식을 아내에게 간접적으로 들을 뿐 자녀들의 교육에서 ‘소외’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한두 군데 학교에서 시작된 아버지회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몇몇 학교에서 하고 있는 아버지회의 활발한 활동이 알려지면서 아버지회 구성을 준비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다.      주로 초등학교 위주이며 활동은 학교마다 제각각이다. 학교 화단 가꾸기부터 등산이나 체험활동 진행 급식봉사 수업참여까지 다양하지만 내 자녀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서울 화곡동 신곡초등학교 ‘신곡아버지회’는 학교의 궂은 일을 도맡고 있다. 화단을 만들고 아이들 쉼터를 마련하는 것에서 시작한 아버지회 활동은 건물 외벽과 운동기구 페인트칠에서 1년에 한번 온가족이 참여하는 갯벌체험활동 진행 아버지들이 김치를 직접 담가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까지 확대됐다.      의정부 민락초등학교 ‘좋은아버지회’는 5년전부터 해마다 부자부녀 캠프와 정월대보름 행사 철새 도래지 견학 어린이날 가족 체육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다채로운 행사로 가족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한편 학부모 초청 강연회도 정기적으로 열어 자녀와 마음을 여는 법도 배우고 있다. 올 3월 조직된 서울 대방초등학교 아버지회에는 군인들이 많다(공군과 해군회관이 가깝다). 이들 아버지는 체육수업을 함께 진행하기도 하고 산행행사도 계획한다. 교사들이나 학부모 모두 아버지회 확산에 대해 긍정적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아버지 어머니가 교육에 함께 참여해야 자녀가 건강하고 균형잡힌 아이들로 클 수 있다”면서 “신세대 아버지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참여시간 등 여건만 마련된다면 아버지회도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락초등학교 좋은아버지회 허무식 총무는 “평소 자녀와 대화가 없어 고민이던 아버지들이 각종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어 무척 좋아한다”면서 “단 아버지회가 활성화되려면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학교에 봉사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며 활동이 늘어날수록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모였다는 본래의 목적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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