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엄마;(급하게)시험 잘봤니?    영수;(풀이 죽어서)못봤어요.    영수엄마;(화난 목소리로)그래그렇게 놀기만 하고 공부는 하지 않더니…. 시험을 잘 봤을리 없지.    영수;…    철수엄마;수고했다. 힘들었지?    철수;(기운없는 목소리로)그런데시험을 못봤어요.    철수엄마;(잠시 멈칫했다)그래. 어려웠나보구나. 그래도 네가 시험을 못봤다니 엄마는 속상하구나.    철수;죄송해요. 곧 기말시험이 있으니 준비해야겠어요.    수능시험이 끝난 날 영수네와 철수네 집에서 부모와 자녀가 나눈 대화다. 우리집은 어디에 속할까.    사랑에만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한국심리상담연구소 김인자 소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는 물론 평상시 대화할 때도 의사소통이 잘 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분의2를 듣고 3분의 1만 말해야 합니다. 들을 때는 귀를 기울이고상대방의 몸과 표정을 통해서 마음의 소리까지 들어야 합니다. 또 말할 때는 자신의 느낌을 전달해야 합니다. 상대를 비난해선 절대 안됩니다.”    김 소장은 특히 상대방 때문에 화가 났을 때는 그 상황을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그대로 묘사한 뒤 자신의 느낌만을 얘기하라고 일러준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집에 늦게 들어왔을 때 “7시에 온다고 하더니 9시에 왔네. 네가 너무 늦어서 엄마는 걱정을 많이 했단다” 이렇게 말하라는 것이다. “뭐하다 늦었니”“왜 늦었니” 등 아이의 행동을 놓고 추궁하거나 비난하면 아이는 공격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런면 아이는 자기방어를 하게 돼 오히려 화를 내거나 입을 다물어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구주 코칭&리더십 김구주 코치는 상대방 존중의 원칙을 강조한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이므로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면 대화가 매끄럽게 진행되죠. 부부 사이에도 서로가 바라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데 자기중심에서만 말하기 때문에 싸움이 됩니다. 또 자녀와 얘기할 때도 ‘다 너를 위한 것’이라는 전제하에 부모 입장만 강요해 대화가 중단되곤 하죠.”    이같은 대화의 원칙을 알게 됐다고 해서 대화가 술술 이뤄지지는 않는다. 과묵한 아버지였다면 힘겹게 말을 걸어도 가족들은 ‘무슨 일이 있나’ 눈치만 보게 마련이다.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아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살았던 지난 시간이 걸림돌이 되는 것.    김구주 코치는 “쇼핑을 함께 한다거나 운동경기를 같이 보는 것등 분위기를 바꾼 뒤 아이들이 듣고 싶은 말을 찾아 들려주라”면서 “대화가 부족했던 가족이라면 ‘가족회의’를 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일러준다. 가족회의를 할 때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등 가볍고 즐거운 주제가 알맞다.    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역할교육 담당자 박성희씨는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메신저 등을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부부사이라도 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쑥스러울 수 있습니다. 자녀들과도 마찬가지고요. 그럴 때 얼굴을 맞대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전해보세요.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