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1 2학년생의 경우 전날 챙겨준 학교 준비물을 빼놓고 가거나 자기 물건을 학교 또는 친구 집에 놓고 오는 경우가 많다 . 유치원에 다닐 동안에는 부모와 교사가 일일이 챙겨주다가 학 교에 입학해 스스로 챙기려니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 러나 초등학교 1 2학년이 지나서도 반복되는 이러한 문제에 많 은 부모들은 심각한 고민과 걱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건망증보다는 주변의 자극에 쉽게 정신을 빼앗겨 성인에 비해 선택적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 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가령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민수는 숙제할 것을 학교에서 챙겨오지 못해 자주 엄마에게 꾸 중을 듣는다. 오늘은 알림장에 ‘수학 22~ 25쪽 문제 풀고 부모 님 채점’을 적으며 그 순간 수학책을 챙겨 넣어야지 하고 생각 한다. 그런데 갑자기 옆 모둠의 창현이가 ‘오늘 학교 끝나고 우 리 집 가서 놀 사람’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여 수학책이고 의 자 뒤에 걸쳐 놓았던 잠바고 모두 잊어버리곤 급히 가방을 챙겨 창현이에게 갔다.” 이러한 양상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 그리고 동일 연령이라도 성 격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저학년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며 고학년으로 갈수록 점차 감소한다. 그 이유는 인지능력의 하나인 선택적 주의집중력이 점차 발달하여 만12세 정도면 성인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고 고학년이 되어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부 모가 아이를 지나치게 챙겨주어 버릇이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탓에 정작 아이 본인은 스스로 주의를 기울 여 챙기려는 노력도 동기도 보이지 않게 된다. 도리어 빠진 준비 물에 대해 엄마에게 왜 안 넣었느냐고 짜증을 부리는 경우도 있 다.    따라서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되 일일이 챙겨주기보다 시행착오 를 통해 선생님께 꾸중도 듣고 벌도 받는 과정에서 자기반성의 기회도 갖고 다음에는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상일·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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