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아이를 지배한 지 오래다. 아이를 보는 기계를 넘어 이제는 가족 구성원이라고 할 정도로 아이의 생활에 너무나 깊숙이 자리했다. TV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유아들은 스스로 시간을 통제하지 못해 TV에 너무 많이 노출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정서, 인지, 언어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TV 시청에는 부모의 지혜로운 지도가 필요하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신의진 저, 걷는나무, 2010)와 '행복한 부모 행복한 아이'(양옥승 공동 저, 굿네이버스, 2011)를 통해 TV가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TV 가이드를 알아봤다.

 

 

 

▲수동적인 버릇 생겨 = 실생활에서 경험해야 할 것을 아무런 노력 없이 수동적으로 경험하는 버릇이 생긴다. 이는 학습 스타일, 나아가 세상을 살아가는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다. 즉 학습이나 모든 생활에 있어서도 그렇게 수동적인 영향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배움에 있어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객체로 물러나 앉게 되면 다시 돌이키기 힘들다.

 

▲뇌 기능에 이상 = 발달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이가 두 돌까지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사회성을 담당하는 외의 영역이 급속도로 발전한다. 그런데 이 시기에 아이가 TV만 보면 나중에 말을 할 때도 실생활에서 쓰이는 말이 아닌 TV의 캐릭터들이 쓰는 말들만 따라 할 수도 있다.

 

▲사회성 발달 저하 = 가상현실에서만 살다 보니 실생활에서의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대인 관계나 사회성은 남과 내가 각각 다른 세계에 있고, 그 세계를 서로 접하는 게 기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발달한다. TV에 몰두했던 아이들은 이러한 감을 잃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을 의무적으로 대하는 등 사회성 발달에 많은 장애가 따를 수 있다.

 

▲읽기 능력 저하 = TV는 너무 많은 것들을 즉흥적으로 보여준다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아이가 글을 읽으며 무언가 상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미국의 한 실험에 의하면 중산층 가정에서 아이가 TV를 많이 볼 경우, 언어력 가운데 읽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TV도 분명 유익하게 활용한다면 좋은 매체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아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릴 줄 알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 스스로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끌 수 있는 자기 조절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볼 것인가, 무엇을 볼 것인가를 TV 프로그램 안내를 보고 함께 정하고 그 시간에만 TV를 시청한다.

 

유아에게 적합한 TV 프로그램으로는 자연의 세계나 인간의 의지 실현을 다룬 다큐멘터리, 정서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음식, 미술, 무용 등의 프로그램, 아이들의 우정과 꿈을 그린 만화, 오락물, 다른 문화에 대한 기행물 등을 추천한다.

 

TV 시청 시, 시청 후 대화를 통해 유아의 이해 수준을 확인하고 비판 능력을 길러준다. 부모가 바쁘다고 해서 아이들을 TV나 비디오 앞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아이와 함께 시청하고, 만약 함께 시청하지 못했어도 시청 후에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유아의 이해 수준과 생각 수준을 넓히는 재료로 사용하자.

 

TV 시청을 습관이 아닌 선택할 수 있는 놀이로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TV 안 보는 날'로 정해 다른 놀이, 다른 활동을 해보는 경험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왜 TV를 안 보는지, TV를 안 보는 시간에 어떻게 즐겁게 지낼 수 있는지 아이와 이야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