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비타민D 합성 도와…과다노출땐 피부노화 부작용



전국이 초여름 날씨를 기록한 지난주 말 도심공원이나 교외 지역은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댔다. 부모들은 피곤하겠지만 날씨가 화창한 날 아이들 손을 잡고 교외로 자주 나가야 할 것 같다. 햇빛을 많이 쬐고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아이들 건강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 피부는 햇빛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피부암에 걸리거나 노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스틴 서윈 박사팀은 교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일수록 근시에 걸릴 확률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윈 박사팀은 미국에 살고 있는 청소년 1만400명이 일주일에 밖에서 보내는 시간과 근시 간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밖에서 1시간을 더 보낼수록 근시에 걸릴 확률이 2%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윈 박사는 ""근시를 갖고 있는 아이들은 일주일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3.7시간 미만이었다""며 ""아이들을 집에 두지 않고 야외로 데리고 나가는 것이 시력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나들이는 알레르기나 습진 천식에도 도움을 준다. 호주 멜버른대 소아학과 닉 오즈번 박사팀은 햇볕에 많이 노출된 아이일수록 음식 알레르기와 습진 천식에 걸릴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의학 분야 학술지인 '알레르기와 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3월호에 발표했다.

오즈번 박사팀은 4~9세 호주 아이 7633명을 살고 있는 지역 위도에 따라 나눠 알레르기와 습진 병력을 조사했다. 호주는 남북으로 약 4800㎞나 길게 펼쳐져 있어 위도에 따라 낮 길이나 햇빛 강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분석 결과 낮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아 햇볕을 많이 쬘 수 없는 남쪽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북쪽에 사는 아이들에 비해 습진이나 음식 알레르기 천식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즈번 박사는 ""햇빛 양이 적은 지역에 사는 아이들일수록 땅콩이나 달걀 등 음식 알레르기뿐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도 많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햇빛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자외선 때문이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햇빛 중 파장이 290~400㎚(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ｍ)에 해당하는 부분이 자외선인데 피부를 자극해 우리 몸이 스스로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 노화 피부암 등 다른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이 해로운 이유는 우리 몸에 있는 DNA 염기쌍이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외선은 피부 수분을 증발시켜 건조하게 만들고 피부가 이완되면서 탄력성이 줄며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노화 현상을 촉진하기도 한다.

아이 피부는 햇빛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호주 퀸즐랜드공과대 마이클 킴린 교수팀은 태어나서 18세가 될 때까지 자외선 노출로 생긴 피부질환이 피부암을 유발하거나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킴린 교수는 ""나이가 들어서도 피부가 심하게 손상된 사람 대다수는 어린 시절 햇빛에 과다하게 노출됐기 때문""이라며 ""어렸을 적 피부를 햇빛에 적당히 노출시키는 것이 피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주흥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햇빛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자외선은 엷은 구름과 얇은 옷도 통과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는 자외선 차단제 등을 발라 적당한 노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2-05-21 17:21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