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감축·전문화가 의원유급제 전제조건”    ■일본 지방의회 들여다보니    행정자치부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2006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의원들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유급제를 추진하려하자 시민단체들이 주민정서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방자치 역사가 50년 앞선 일본의 지방의원 유급제와 10년전부터 수도이전 논의를 벌였던 일본의 현 상황을 두차례에 나눠 살펴본다.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2시간동안 남서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일본 열도의 중앙에 위치한 기후현에 와 닿는다. 현은 우리나라로 치면 도에 해당하는 광역지자체다.  지난 11일 기후현 의회에서 만난 야마다 스에나리 의회 총무과장은 “의회 의장이 월 102만엔(약 1044만원)의 월급여를 받고 의원은 85만엔(870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곳 공무원 평균 초임이 17만~20만엔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 곳 의원들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오히려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지역구에 많은 경비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의원은 지역구 안 주민 관혼상제가 있을 경우 3천~5천엔 정도의 화환을 보내며 마을 축제 때에는 술 등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자매의회인 도쿄도의회 역시 유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곳 의장은 132만엔을 월급으로 받고 의원은 106만엔을 받는다. 도쿄도 지사가 월 162만엔 부지사가 132만엔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도쿄도의회 의원들은 상당히 많이 받는 편이다.    의원들은 여기에 3·6·12월에 기말수당 등을 별도로 받는 등 월급과 수당 등을 합치면 연 1800만원을 받는데 이는 일본 대기업 임원급의 연봉에 해당한다.    소우마 요시노리 도쿄도의회 총무과 팀장은 “지방의원 월급을 굳이 시민의 혈세로 지원해야 하는가라는 주장도 있는 반면 월급을 받아야 돈 없는 젊은 사람들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지방의원의 유급제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47년 이래 미국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였다. 애초 일본 지방의회는 영국형 지방의원제를 따라 명예직 무보수제로 운영했으나 전후 미국형 지방의원제를 도입해 전문직 보수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지방의회 의원은 미국만큼 전문적이지도 않고 인구에 견줘 의원수도 많아 영국과 미국의 제도 중 잘못된 것만 선택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 의원들은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정원을 조례로 줄이고 있다. 기후현 의회의 경우 정원을 61명에서 49명으로 줄였으며 도쿄도 의회도 정원을 127명에서 120명으로 줄였다.    최근에는 의원들이 나서 월급여를 대폭 삭감하고 있는 추세인데 도쿄도 의원들도 의원당 2만엔씩 줄였고 치바현 의회도 의원들이 나서 10만엔씩 깎았다.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도쿄 사무소의 박성배 과장은 “지방의회 유급화가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의원수를 줄이는 등의 자기 개혁과 함께 의원 스스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도쿄·치바현/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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