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없는 지방분권>      다사다난했던 을유년 한해도 어느덧 저물고 병술년 새해가 다가 오지만 올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여전히 국민들은 우울함으 로 가득한 듯하다. 특히 난치병환자들에게 새삶을 열어줄 것이 라고 믿었던 ‘황우석 줄기세포’가 절망으로 결론지어 질 듯하 고 여기에 정치권은 사학법 개정문제 등으로 여야가 극한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까지 하다. 지방선거라는 또다른 대결을 기다리 고 있는 내년도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내년 5월3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선거다. 1995년 7월 처음 실시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내년 6월이면 3기가 끝나고 4기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지난 11년동안 실시된 지방자치제도는 아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 지방정부의 자치재정 능력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싶다. 지방재정은 지방자치의 본질이라 할 수 있으며 지방행정 수요 충족은 물론 행정서비스의 질을 판가름하는 수단 으로 지방정부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민의 복리와 직결되는 재원 확보가 안된다면 진정한 지방자치라고 볼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기초단체 234개중 155개인 66%가 지방세 세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조세수입은 80% 정도가 국세이고 20%가 지방세다. 이 가운데 광역단 체가 75%를 사용하고 나머지 25%를 기초단체들이 나눠쓴다.    전국 234개 기초단체중 재정자립도가 50% 미만인 곳은 211개로 90% 이상이다. 그러나 정부는 선거공영제를 실시한다는 명분으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비용 8300여억원과 지방의원 유급화에 따 른 2000억원 등 총 1조300억원을 기초 단체에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같이 엄청난 선거비용을 마련하려면 현행 세제를 개편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세목이동과 함께 공동세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현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력한 지방분권을 천명했다. 그러나 현정부의 지방분권 의지가 최근 들어서는 의심받고 있다. 지 방분권의 핵심으로 추진됐던 지방세제 개편이 답보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세원을 국세로 하는 현재의 세정체제가 계 속되는 한 지방의 재정자립은 요원하다. 지방재정 확보는 지방자치 확립의 필수요소다. 스스로 재원을 확보해 자치행정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가 실시되기 전에 이 분야에 대해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치단체들은 지방재정의 건전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을 지방으로 배분하는 지방소득세나 지방소비세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소비세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우리도 이른 시일안에 도입해 도· 소매 판매액 기준에 따라 부가가치세의 20%정도를 기초단체에 조정교부금 형태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80대 20 으로 되어 있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70대 30으로 크게 개선된 다. 지방세 도입으로 인한 중앙정부의 세수감소는 지방교부세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면 해결할 수 있다.    지자체들은 지방소비세 신설 근거로 지방도시의 대형 할인점 등 이 지역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은 국세로 납부해 지역자금이 역외로 유출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돈을 번곳 에서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치경찰 자치교육 등도 중요하지만 지방자치가 한계단 한계단 발전하려면 재정자립이 필수적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올바른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과감한 세제개 혁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황석순 / 편집국 부국장]] hsshss@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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