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10년 지방으로 권력분산은 긍정적 효과”>    오영교 행자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지방자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완벽한 지방자치의 상이 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균형있는 제도로 착실히 마련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    지방자치 10년.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지방자치 실무자와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21일 열린 ‘선진 지방자치 비전 및 정책과제 토론회’에서 지방자치의 역사 10년 동안 제자리걸음만 걸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전문가들 중에서는 그동안 이뤄놓은 긍정적인 성과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달곤 서울대행정대학원장은 “중앙에 집권됐던 권력이 지방으로 분권된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며 “현재 지방자치체제에서 시장이나 도지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달곤 원장은 “예전에는 시도조차 할 수 없던 일들이 자치단체장의 권한 하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중앙의 권력이 지방으로 분산됐다면 이제는 지방 내에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간의 권력분산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 10년 중앙-지방간 분권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행자부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 토론회는 지방자치 10년간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통해 도출된 주요정책을 바탕으로 향후 지방자치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행자부는 지난 1월부터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선진 지방자치 비전 및 정책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각 지역에서 느끼는 지방자치의 한계와 해법을 논의했으며 21일은 그간 논의된 내용을 종합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승종 서울대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는 지방정부의 전문적 정책판단과 주민의 요구가 조화되는 것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분권 △주민의 참여 △정부의 중립 △지방과 지방간의 협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승종 교수는 △지방의 조례제정권 강화 △지방재원의 확충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제도마련 △핵심분권과제의 실현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지방정부의 자치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단체장 연임제한 폐지와 기초의회의 정당공천제 폐지·소선거구제 환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승종 교수의 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이 교수의 제안에 대해서는 동의했으나 단체장 연임폐지·기초의회의 소선거구제 환원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주희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단체장 연임제한을 폐지하면 지방권한을 사유화할 수 있다”며 “단체장이 최대 12년까지 연임할 수 있는데 이를 폐지한다면 지방정부에서 일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방정부 진출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초의회 소선거구제에 대해서도 이주희 회장은 “정당공천제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 선거구에서 2인 이상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가 맞다”며 “지방의회를 전문화해야 한다는데에는 동의한다. 의회 사무국 고위직은 개방형으로 모집한다면 기초의회 활로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것”고 말했다.    “지방정부가 비효율 비판하기 전에 중앙정부 효율성 확보해야”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앞선 부분도 많다. 지방정부기 비효율적인 이유로 지방의 자치역량 부족을 들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분담을 확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의 효율성을 먼저 확보할 것을 주장했다.    김재영 인천대 행정대학원장은 “지방자치 10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꽤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이뤄낸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하며 “중앙-지방정부간의 민주성은 확보됐지만 효율성은 퇴보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영 원장은 “오늘날 한국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의 축소판이다. 지방의회에서는 정치적인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으며 중앙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지역이기주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한 지역의 경우 부동산가격이 2배 이상 오르고 있는데도 재정자립도는 변화가 없다. 지방정부의 효율적 운영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명식 내일신문 편집위원은 “지방의 권한이 커지면서 중앙-지방 지방간 갈등이 많아졌지만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기구는 유명무실하다. 단체장이 일을 대화로써 합리적으로 풀려하지 않고 무조건 머리깎고 집회에 앞장서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신명식 위원은 “어떤 지역의 군수는 광역시와 시내버스 환승제도 문제로 갈등을 빚자 삭발하고 시위에 나섰다. 이것은 부끄러운 얘기이다. 정당공천제가 있으면 정치적인 이해에 따라 이런 문제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승은 제주대 교수는 “중앙정부가 권한이양보다 통제를 먼저 생각한다. 중앙이 지방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지방자치 10년간 같은 논의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방자치는 10살의 소년으로 성장했다. 이제 건실한 청년이 되기 위해서는 권한을 주고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부 우호적 관계 통해 지방정부 역량강화 가능”    두 번째 발제는 ‘중앙-지방간 상생협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기우 인하대 교수가 맡았다.    이기우 교수는 “앞선 토론자들이 지방자치에 있어 10년 전 논의가 되풀이된다고 비판하는데 이를 역으로 풀어보면 10년 전에 세웠던 방향이 옳았다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은 그 논의가 확대대고 구체화 됐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과거 중앙정부시절에서는 최종결정권이 국가에 있었지만 지금은 지방과 주민에게로 넘어왔다. 권력이 분산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지방자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과거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잘못하는 부분만 부각해서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지방정부에 경영마인드를 갖출 것을 강조했지만 기업과 행정은 다르다는 점은 간과했다”며 “기업은 본질적으로 위험 부담을 안고 경영하지만 행정은 실패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며 무조건 성공할 것만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방에 대한 감시가 너무 많다”고 주장하며 “국회의 국정감사와 감사원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자치사무를 간섭하고 있으며 지방선거관리위원회는 불필요하게 큰 조직으로 지방정부를 옥죄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방정부의 역량강화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신뢰관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지방에 대한 감시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많은 토론자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목희 서울신문 정치·행정 논설위원은 “국감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감이나 감사원 감사 선관위 조직까지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현실은 아니다. 지방정부의 내부감사만으로 지방정부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믿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심재덕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위 위원장 역시 감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자치단체에 대한 감사를 배제할 수는 없다며 “특히 기초의회의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 단체장과 같은 정당의 의원들이 대거 선출된다. 이 경우 의회가 지방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결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 10년은 ‘변형된 중앙집권체제’”    심재덕 위원장은 “10년간 실시해온 지방자치는 실제로는 ‘변형된 중앙집권체제’였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제도 시작 전보다 1.2% 떨어졌다. 10년동안 후퇴해왔다는 얘기”라고 비판하며 “재정자립도가 20% 정도로 극히 낮다보니 지방행정책임자는 중앙만 바라보게 된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흥래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장은 지방의 자치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을 들며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법령은 80%가 중앙집권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중앙정부의 시각이 바뀌어야 지방분권이 촉진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주민들이 선심성예산·획일적인 축제·선거를 위한 인사 등 지방자치가 실시된 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이는 지방공무원의 열정이 없다는 증거”라며 “지방정부와 공무원 역시 지방자치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곤 서울대행정대학원장은 중앙정부 내부에서 지방정부의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늘과 같은 자리에 중앙정부 관계자들이 한 명이라도 참석했나? 지방정부 관계자들만 나와 자화자찬하는 자리는 소용없다. 이런 구조로는 생산성 있는 토론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토론회 환영사를 통해 “지방자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완벽한 지방자치의 상이 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균형있는 제도로 착실히 마련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장관은 “특히 행정도시 특별법은 수도권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할 수 응獵?전기를 마련한 것이며 이는 국가와 지방발전에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애 (iyamm@dailyseop.com)기자 [ 기사제공 ]  데일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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