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풀고' 지자체는 '공조 하고'>      지역 경제의 활로로 자리매김한 외자 유치. 살기 위해 뛰는 지방자치단체지만 힘겨울 때가 적잖다. 특히 중앙정부의 규제로 일이 어려워질 때면 더욱 그렇다. '규제 완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중앙정부의 인식은 다르다. 지자체의 투자 유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설익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입지 좁히는 수도권 규제 = 외자 유치 일선에서 뛰어본 경기도 공무원들은 투자 유치 막판에 애를 태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입지 조건이 좋은 데다 경기도 차원에서 내세운 인센티브도 매력적이어서 외국 기업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들이 결단을 머뭇거리게 한 요인이 있었기 때문.    바로 '수도권 규제'였다. 한 관계자는 "경기도의 투자 유치는 수도권의 여러 중첩된 제약과 규제 틀 속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자평할 정도다. 현장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투자 유치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볼멘 소리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업은 장기간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외국 기업 CEO의 말이 있는데 이를 감안할 때 2007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25개 첨단업종에 대한 수도권 입지는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단체장들을 계열사 사장으로 = 과거 개발 독재 시대때의 행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중앙 통제식 행정이 자리잡고 있는 한 지역의 활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그동안 '대통령+중앙부처(각료)'가 이끌어온 '한국 그룹'을 '대통령+광역단체장' 주도형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대안이 제기되고 있다. 국무회의처럼 '단체장 회의'를 정례화해 대통령이 그룹회장 역할을 하고 단체장들이 계열사 사장 역할을 맡으라는 얘기다.    "프로 스포츠를 예로 들면 그동안 감독 코치 공격수 수비수 역할을 모두 수행했던 게 중앙정부다. 이제 중앙정부는 '구단주를 겸한 치어리더' 역할만 해야 한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여도 좋다. 단체장들이 계열사 사장처럼 열심히 뛰게 하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지자체의 자성도 필요 = 반면 중앙 정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자체의 외자 유치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    이는 외환위기 이후 외자유치가 단체장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되면서 단체장들이 주민 홍보용으로 유치 실적을 과대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과 맞닿아 있다.    실제 투자 양해각서만 체결되면 실제 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실적으로 내세우는 데 열을 올리는 단체장이 한둘 아니다. 상당수 지자체가 외자 수십억 달러를 유치했다는 식의 홍보전을 일삼는데도 실제 유치실적은 미미한 수준인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지자체간 '제살깎기'식 외자 유치 경쟁도 해외 시장에서는 꼴불견중 하나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전문가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료적 접근보다 민간 차원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앞으로 외자유치는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업종별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선정해 찾아나서는 '기획유치'로 전환돼야 한다"는 기업인들의 제언도 실질적 외자 유치를 위해 되새겨봐야 할 지적이다.    오상헌기자 bborirang@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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