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전문가들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를 계기로 관료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책임회피 현상이 참여정부의 레임덕과 겹칠 경우 '정책 공백'을 초래하고 경제 불확실성 역시 가중될 것으로 염려한다.

 김준영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은행 매각 등 정부가 연초 했던 약속들을 지켜야 정책 신뢰성이 생기는데 번번이 깨진다면 큰 문제""라며 ""관료조직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장관들이 최종 결정 책임을 직접 짊어지는 '장관 책임제'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경제불안 등 각종 현안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인 로드맵과 일정을 제시하고 이를 철저히 지켜나가야 한다""며 ""정권 말기에 관료조직이 동요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론스타 사건 처리 이후 상황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지금 잣대로 소급해 정책을 심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정책에 대해 형식을 위주로 평가하는 관행이 굳어진다면 정책 추진력이 위축되고 결정 시점을 놓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선이 예정된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보신주의 경향은 더욱 강화될 위험이 있으며 이에 따라 정권 레임덕 현상이 가중될 것이란 경고도 있다. 또 철저하게 신분을 보장받아 온 공무원들의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정책 실천력을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 조율기능 강화와 정책 연속성 담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기택 중앙대 교수는 ""이번 사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해야 한다""며 ""공무원들은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에 맞춰 정책 결정 과정을 좀더 투명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조직을 흔들면 공무원들의 보신주의가 더욱 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최대한 조직의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기존 리더들이 공무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일단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무리하게 정책 추진력을 높이려다 보면 내부 반발에 부딪히거나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우 기자 / 박유연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