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에서 공무원 범죄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가. 그 실상을 가늠하는 자료가 최근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발간한 ‘감사백서’다.

이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지난 2006년 7월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5년간 도청 및 교육청 공무원 범죄 총 575건을 통보했다고 한다. 음주운전이 63%를 차지해 가장 많지만 금품 및 향응수수 행위(21명)나 성범죄(24명) 등 사안이 중한 사례도 적지 않다. 해마다 100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크고 작은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공직사회의 비리 및 위법행위는 어제 오늘의 문제도 아니고 그를 척결하겠다는 대책 또한 요란하다. 이번에 제정된‘공무원 직무관련 범죄행위 고발 규정’도 그 중 하나다.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 받거나 최근 3년 이내에 횡령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또 다시 횡령하면 내부 징계와 더불어 사법기관에 반드시 고발하도록 의무화했다는 게 골자다.

솔직히 이는 명문화할 필요조차 없이 당연한 조치다.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고 횡령을 거듭하는 일은 중대 범죄다. 그런 죄질에 지금까지 내부 징계에 그치고 고발조치를 안 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공직사회의 위법행위가 만연하고 척결이 요원한 이유는 바로 그런데서 비롯된다. 제식구끼리 감싸고 넘어가는 공직 내부의 온정주의가 큰 문제다.

다른 지방의 일이지만 최근 성폭행 미수 공무원에 대해 동료 공무원들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성실하게 일해왔고 가장(家長)이라는 점을 참작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해 공무원은 지난 6월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14세 지적 장애소녀에게 성폭행을 시도했고 그 소녀의 집에서 팬티 차림으로 칼을 들고 위협했다가 구속됐다. 이런 파렴치 범죄에 동료 공무원들이 탄원하고 있으니 시쳇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 아닌가. 공무원 범죄가 줄기를 바란다면 국민에게 봉사했다는 그런 어줍잖은 이유로 적당히 처벌하는 관행부터 없어져야 한다. 
 
 


데스크승인 2011.10.20  제주일보 | webmaster@je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