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도 민영화 필요”        정부가 지난달 27일 ‘새 정부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우체국금융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예금보험공사가 우체국금융의 민영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예보 이민환 전문위원은 3일 ‘우체국금융의 현황과 민영화 필요성’이란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의 효율성과 우체국 금융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민영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해 재정경제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외부 전문가들로 별도 팀(태스크포스)을 곧 꾸려 올해 안에 우체국금융을 비롯한 우정사업 전반의 발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배경=우체국금융의 개편 필요성 논란은 은행·보험을 비롯한 다른 금융회사와 비슷한 구실을 하면서도 공적금융의 특성상 지급준비금·예금보험료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누려 불공정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더욱이 우체국금융은 이런 특혜를 누리면서도 민간 금융회사보다 수익성은 더 낮다.    2002년 말 현재 우체국예금은 30조8059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예금의 6.29%에 이르고 있다. 1997년 말에는 3.99%에 지나지 않았다. 또 우체국보험 수입보험료는 5조6480억원(2001년말)으로 민간 생명보험업계의 11.9%에 이른다. 97년 5.8%에 견줘 2배 이상 높아진 비중이다. 이처럼 우체국 금융이 급성장한 것은 국가가 100% 원리금 상환을 보증한다는 사실이 외환위기 뒤 집중 부각된 데 힘입은 바 크다.    국가 지원을 업고 덩치는 커졌지만 속내용은 부실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01년 말 기준 우체국예금 및 보험의 총자산이익률은 각각 0.19% 0.22%로 국민은행(0.71%) 삼성생명(1.07%)보다 훨씬 낮다. 보험회사의 건전성 잣대인 지급여력비율을 보더라도 우체국보험은 267.2%(2001년말)로 국내 생보사 평균 368.2%보다 한참 떨어진다.    ■ 방향=민영화·공사화·수탁기관화 등 대략 세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공사화 역시 최종 목표를 민영화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민영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수탁기관화는 새로운 예금·보험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하고 은행·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의 상품을 대신 갖다 파는 위탁판매 구실만 하게 하자는 것이다. 재경부에서는 이 방안을 적극 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수탁기관화는 불공정 경쟁이란 시비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망)를 통해 산간벽지에도 계속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민환 위원은 “내년부터 법인의 당좌예금 등에 대해 부분보장제도가 실시되면 지방자치단체 등의 거액예금이 우체국금융으로 대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민영화 같은 구조개편 논의와 별도로 우체국예금에 대한 예치한도를 설정하고 자산운용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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