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공직자 주민소환제 조례제정 시민운동 ‘점화’    올들어 잇달아 터진 단체장의 공직비리를 계기로 부패척결과 정치개혁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주민소환조례를 만들자는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주권재민’의 깃발을 들고 펼치는 이 운동의 배경·일정·쟁점 등을 살펴본다.    추진 배경=지난 5월 광주시 광산구청장과 전남도 정무부지사 주변에서 인사·공사를 둘러싼 공직비리가 잇달아 터졌다. 공직자 본인 또는 부인이 금품 수천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놀란 지역주민들은 더이상 공직사회의 비리를 방치해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민단체들은 단체장의 반성과 사퇴를 촉구했고 공무원 노조는 조직적인 자성과 감시를 다짐했다.    이런 과정에서 공직사회개혁과 부패척결을 위한 광주·전남공대위는 지난달 15~24일 광산구청장 소환투표를 벌여 투표자 6625명 가운데 92.8% 찬성으로 공직사퇴를 촉구했다. 구청장이 버티자 소환투표의 법적 한계에 직면한 25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3일 부패 정치인 퇴출을 위한 주민소환조례제정운동본부(상임본부장 박경린)를 결성했다.    추진 일정=주민소환조례 제정운동본부는 15일 “소환조례의 주민발의를 위한 청구인 대표자로 강창원 변호사를 선임해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조례발의를 위한 서명 때는 행정기관이 사전에 인정한 청구인 대표자가 있어야한다. 또 유권자 숫자가 96만9315명인 광주시에서 조례를 발의하려면 1만8천명(유권자 80만~110만명인 지역)의 서명이 필요하다.    운동본부는 오는 18일 오후 4시 광주시 동구 충장로 2가 광주우체국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11월까지 시민 1만8천명에게 서명을 받기로 했다.    이어 올해 안에 선출 당시 투표자 10%의 찬성으로 단체장을 소환하는 조례안을 발의해 광주시의회의 의결을 요청할 예정이다.    운동본부는 또 홈페이지(ngosimin.or.kr)에 부정부패 신고센터를 설치해 공직자의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고 소환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기로 했다.    법적 쟁점 =주민소환은 선출한 공직자가 직무를 올바로 수행하지 못하면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정해 임기 도중에 물러나게하는 제도이다. 주민들이 선출해 직무 수행권을 위임한 만큼 기대를 저버리고 비리를 저지르면 다시 불러들여 직위를 박탈해야한다 것이다.    문제는 현행 지방자치법이 주민소환제를 시행할 근거를 마련해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지방의회가 조례를 제정해도 적법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    운동본부는 조례를 의결한 뒤 단체장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행정소송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주민소환을 지방자치 관련법에 명시하거나 법률적 근거가 없어도 자치단체 차원에서 시행하는 국가가 많다는 사례도 제시한다. 명분과 취지가 정당한 만큼 전국 곳곳에서 조례제정운동을 벌여 정치권을 압박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광주전남개혁연대 류동훈 사무국장은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 헌법정신”이라며 “주민이 뽑고난 뒤 잘못을 저질러도 그만두게 할 수 없다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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