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못내린 인사시스템" 나는 이렇게 본다            참여정부의 인사정책은 장관을 비롯한 정무직직업공무원산하단체장이라는 세 가지 범주에서 평가해 볼 수 있다.    장관인사의 경우는 출범 1년 이내에 이미 12명이 교체됨으로써 한국의 전통적인 장관인사가 갖는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됐으며대통령의 취임전 정책공약과도 배치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해양수산부의 경우는 두 번 장관이 경질됐다. 일부는 2004년 총선이 실시되는 데 따른 영향이기도 하지만 행정자치부교육인적자원부해양수산부과학기술부 등은 총선과 관계없이 이루어진 정책운용에 따른 문책인사의 성격을 보였다.    특히 출범 초기의 인사에서는 ‘개혁 코드’ 논쟁을 야기함으로써 중도적 인사들이 배제됐고보수성향의 지지층이 이탈하는 계기가 됐다. 1년이 지나지 않아 이러한 참여정부의 인사정책은 불가피하게 수정을 경험하게 됐다.    결국 장관의 잦은 교체와 출범 초기의 인사기준에 의한 갈등 발생사후변화 때문에 전체적으로 참여정부의 장관인사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추천과정’과 ‘임명과정’의 분리네거티브 검증 시스템에서 포지티브 검증 체제로의 전환추천루트의 다양화와 인재DB 확대청렴계약제 등은 진일보한 측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직업공무원의 경우 제도개선작업이 착실하게 진행중이다. 지난 김대중 정부의 인사개혁이 개혁 프로그램간 연계성이 작았기 때문에 참여정부는 로드맵을 작성했다. 무리한 구조조정을 강행하지 않고인사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해 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참여정부에 의해 도입된 직업공무원제에 대한 주목할 만한 정책은 중앙인사기관의 통합 추진이공계 출신자와 지방대학 출신자의 5급 고시 일정비율 합격 보장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의 준수여성에 대한 불이익 시정공무원 노조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다면평가 등에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다면평가는 참여정부의 인사정책 가운데 가장 먼저 부각된 것으로서이미 대부분 부처에서 직업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정책이다. 2004년 1월에 들어와 22개 국장급 공무원의 부처간 교환정책을 시행하게 된 것 역시 커다란 특징이다.    직업공무원제도에 대한 입체적인 개혁메뉴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혁조치들이 실행되는 데에는 추진력의 부족이 드러나고 있다. 개혁추진 조직의 위상이 과거 정부들에 비해 격하됐고각 부처내에 추진세력이 조직화되지 못한 데서 오는 결과라 하겠다.    산하단체장의 경우는 인사의 기조로써 직무역량(competency)을 제시한 바 있다. 산하단체의 성격에 따라 수익조직에는 경영자 출신을개혁조직에는 당 출신을공공서비스 조직에는 공직자 출신을 임명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산하단체장에 대한 인사개혁은 당초의 기대보다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산하단체장의 인사정책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른 실정이다.    이종수(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