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장 '옷벗는 자리인가'        제주치안의 총수인 제주지방경찰청장 자리가 ‘옷 벗는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    인사 때마다 계속 제기돼온 제주경찰 푸대접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되면서 대부분의 제주경찰청장이 새 보직을 받지 못하고 청장직을 끝으로 경찰을 그만두고 있다.    1991년 7월 경찰 외청 독립과 함께 제주지방경찰청으로 승격된 이후 지금까지 15명의 청장이 재임했지만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사례는 안병욱(경찰청 경비국장) 최기호(서울청 차장) 서성근(경찰청 방범국장) 청장 등 단 3명뿐이다.    나머지는 순직과 수평이동 각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정년(60세)을 1~2년 남겨놓은 채 제주에서 경찰제복을 벗었다.    최근 들어서는 1999년 11대 전판용 청장을 비롯해 현성일(12대) 남국현(13대) 유봉안(14대) 청장이 경찰청 정년대기란 발령장을 안고 제주를 떠났다.    특히 지난해 11월 16일자로 부임한 제15대 염국현 청장(58)도 월드컵 대회와 6.13지방선거 전국체전 등 굵직굵직한 행사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도민만족 치안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당초 승진 또는 유임이 기대됐으나 ‘44년 용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경찰생활 32년을 제주에서 마감한다.    이처럼 제주청장의 임기만료가 곧바로 퇴직으로 이어지자 제주경찰은 “제주청장 자리는 경찰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경무관의 꽃이 아니라 옷 벗기 위한 준비를 하는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제주청장 자리가 고참 경무관에게 경찰 재임기간 청장 한 번 하라는 식의 선심용으로 전락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는 제주청장 본인은 물론 제주경찰과 도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과 도민들은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맞춰 점점 커져만 가는 제주경찰의 역할과 전국 유일의 경찰 해안경계 작전지역이란 특수성을 감안 제주청장 자리를 현재의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격시켜 제주지역 홀대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16대로 부임하는 유환춘 청장(57)이 과연 다음 인사 때 역대 청장들의 전철을 밟으며 보직없이 1~2년을 지내다 옷을 벗을지 신임 유 청장의 행보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제주일보>>2002.11.15  고경업  guko@che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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