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관련 활동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진작 인터뷰 할 작정을 했었지만 저희들이 불민했고 선생님이 워낙 공사다망하셔서 의기투합이 잘 되지를 못했었다. 인터뷰어 개인적으로는 30년 전인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웠던 터라 꼼짝 못하는 처지이다.

찾아간 곳은 북촌초등학교였다. 전교생이 100명 정도이고 학년별 한 학급씩 있는 전형적인 시골학교의 모습이었다. 인터뷰어의 모교(무릉초등교)가 저절로 떠올려지는 아담하고 정겨운 학교였다. 부속유치원생들이 모래놀이를 의기양양하게 하는 것을 보니 전쟁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김형우 선생님은 제주시 화북동에서 태어나서 교장 출신의 아버지 덕에 자연스럽게 1970년 교직에 첫발을 디뎠다. 첫 임용지는 성산읍 수산초등교를 시작으로 보성교 무릉교.......등을 거쳐 최근에는 노형초를 마지막으로 제주도교육청 평생체육과 체육담당 장학사로 근무하다가 올 3월에 북촌초교 교감으로 부임했다고 한다.

제 기억으로도 선생님은 거짓말을 하거나 비굴하게 행동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 하셨고 자립정신과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셨었는데 그것은 지금도 흔들리지 않는 교육 철학으로 간직하고 있으시다 하셨다.

김형우! 하면 ‘선생님’ 보다도 ‘태권도인 관장님’으로 먼저 불려지신다. 초등교 시절부터 시작한 태권도는 지금도 제주시 동초등학교 근처에서 ‘제동체육관’을 운영하시면서 개인 운동도 하고 ‘오도회(제주도내 16개 도장)’의 회장을 맡으면서 가르치고 있다.

선생님께서는 “지금도 별로 나아지진 않았지만 직장에서 받은 월급을 제대로 집에 가져 가지 못해서 그리 좋은 남편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한때는 자비를 털어 체육관 운영 및 운동선수를 양성하기 위해 라면으로 끼니를 떼운 적도 있었다.”라고 회상하시며 지금은 “참 많이 좋아졌지.” 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과 악수를 해본 사람은 다 느끼는 것이지만 오른손 주먹이 장난이 아니다. 주먹 정권단련으로 돌 같이 검은 굳은 살이 박혀있다. 지금 제주도에 4명 내외 정도 있는 태권도 공인 9단 중 한 사람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인지 알만할 것이다.

30여년 교사 생활 하면서 많은 보람이 있지만 특히 부임했던 학교에서마다 나름대로 태권도를 통해 아이들의 건강을 좀 지켜주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평소의 활동 때문인지 교육청 평생체육과에서 근무했었고 그 당시 제주도에서 치뤄진 ‘전국소년체전’을 총괄 담당하여 대과 없이 처리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집에도 들어 가지 못하고 온 정열을 체전에만 몰두했었는데 그것을 인정해 주어서 현직에 있는 사람으로는 수상하기가 드문 ‘근정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이들 건강 뿐만아니라 동료 교사들로 구성된 ‘제주도 초등축구발전연구회’를 발족하는데에 산파역할도 했고 제주시 태권도협회 창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현재도 상임부회장을 맡아서 실무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의 이러한 체육관련 활동이 제주도 체육발전에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보았는지 학교 현직에 있으면서 그것도 초등출신의 교사로서는 드문 ‘제주도체육회 이사’를 맡아서 역할을 감당하고도 있다.

제자인 인터뷰어의 욕심으로는 ‘김형우 선생님’이 북촌초등교의 교감을 잘 수행하고서 얼른 교장으로 승진도 되시고 제주도내 체육계에서도 더 큰 역할을 감당하여 도내 체육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덕분에 선생님이 사 주신 손맛 순두부 정식을 맛있게 잘 먹었다. 대접해 드려야 하는데 극구 제자에게 밥 한번을 사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시길 기원한다.

2006.7.14. 인터뷰어 : 제주퍼블릭웰 대표 송창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