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 홍순영 본부장

“언제 시간을 얻을 수 있을까?” 하며 벼르고 벼르던 사람이 있었다. 약한듯하면서도 강한 사람 외유내강의 홍순영 전국민주공무원노조 4기 제주지역본부장이다.

처음부터 힘든 본부장 관련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미안해서 에둘러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본부장이 아니라 할까봐 먼저 11월 22일(토)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저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무원ㆍ교원ㆍ공공부문 노동자 총궐기대회』가 있다며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아서 본부장에 있으면서 현안이 무엇이고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징계 절차 중인 문제는 어떠한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그는 단순하게 대답했다. “도지사와 도청간부들이 공무원노조를 너무도 모르고 있다.

공무원노조 간부들의 대외적인 성명서 발표와 관련해서는 공무원 개인이 아닌 공무원노조라는 법인격으로 행동한 것이며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해서는 집단행동금지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공공기관 민영화나 영리법인병원 도입 일방추진 제주시장공모 등은 일반 도민들은 물론 공무원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기에 입장 발표는 정당한 권한 내의 것이고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고 했다. 또 모든 절차를 마친 근무시간 외의 합법집회에 대해 위법 행위로 몰아가는 것 역시 차후에도 계속돼야 할 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표현의 부적절성 역시 단체의 의사표현 자유 영역에서는 그 제한이 최소화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감사위 조사결과를 반박했다. 그는 하소연하듯 다시 말하며 강조했다. “우리는 분명히 집회신고를 했다. 그리고 경찰의 보호 하에 집회를 평화적으로 끝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근무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업이니 사회공공성을 저해할만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무단이석에 대해서는 조사위원들도 다 안다. 저 개인은 근무지 무단이탈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 다만 시지부장과 사무처장이 20~30분 정도 이석을 했다는 것인데 이러한 것이 중징계할 내용인지....소가 웃을 일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인터뷰는 점심시간에 하는 것이라 다행히 눈총을 받을 일은 없게 되어 다행이라 여겨졌다. 전국적으로는 전임은 아니더라도 반임 정도는 인정해 주고 있는 추세이지만 제주도는 어림도 없다고 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아니 노골적으로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배들을 위해서도 싸워나가려고 한다. 노조탄압으로 도지사를 노동위원회에 제소해 있고 징계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감사위에 이의신청을 해 놓았다. 앞으로도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치게 될 테데 계속적인 법적인 투쟁도 함께 할 것이다. 소송도 불사할 것이다. 대법원까지 갈 것을 각오하고 있다.”

개인적 입장과 대표자의 입장에서 처신하려면 어려움이 있을텐데 어떻게 도지사는 물론이고 간부 선배들에게 대항할 것인지 조금 어려운 질문을 해보았다. 하지만 그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 답변을 해주었다.“나 같은 경우에는 체질적으로 소심한 편이고 내향적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하려고 하고 할 수만 있다면 법적인 테두리에서 활동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직임은 끝까지 책임 지고해야 하지 않겠는가 노조도 법적인 활동이고 십자가를 지고 가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도민들도 우리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근무시간일 것 같은데도 대낮에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혈세로 먹고사는 것들이 근무하지 하지 않고 밥그릇 싸움한다고 한다. 그러나 거의 모든 노조원들이 연가를 내고 활동하고 공식적인 행사가 있는 전날에 숙직을 신청하여 피곤하고 졸린 눈으로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이 노조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어찌 감히...... 노조를 인정하고 함께 가는 것이 훨씬 공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를 가져다주며 성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속히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 말속에 진정 공직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온순하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투사가 앞에 있음을 느꼈다. 열변을 토한다. 할 말이 많았다. 왜 명색이 제주지역 본부장인데 머리를 맞대어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위직 공무원을 위한 명실상부한 노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본부장의 소임을 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노조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빼뜨리지 않았다.

박사출신이어서인지 담당하고 있는 농업관련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어느새 학자적인 연구원으로 돌아 왔다. 식물 병해충에서 ‘병’을 담당하고 있었다.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매달리고 있고 박사논문도 국내 유일의 ‘감자 더데이병’에 관해서 썼다고 한다. 원종장에 있을 때는 감자재배 교육도 했었지만 ‘식물병’의 분야에 관해서만큼은 도내 최고의 전문가로 불려지고 싶다고 했다.

진지하고 자부심도 대단했다. 제주도에서 식물병 관련 연구자는 3사람 밖에 없다고 한다. 그 중 도 전체를 총괄하는 경우는 본인뿐이어서 책임감도 크다고 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미련은 없어도 다만 연구에 대한 미련 특히 친환경 관련 연구를 하고 싶고 제주도를 위한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제주도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친환경 식물에 대한 표준화된 것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표준과 같은 것들을 만들어 보급할 생각도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공직의 조직관도 생각을 토로해 밝혀주었다. “직위는 있되 직급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고유한 업무가 있는 연구관련한 직렬인 경우는 연구를 잘 하는 훌륭하고 능력있는 분들이 계속해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승진형태의 계급제 형태로 조직운영을 하게 되면 놀랄만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이라도 지휘감독의 위치에 있게 되면서 연구관련한 일은 등한히 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성과급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공직생활 중 아쉬운 것이나 보람 있었던 일을 물었다. 모든 일들이 지나고 나면 항상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고 매년 말 정리하다보면 모든 것이 아쉽다고 했다. 보람 있었던 것으로는 4H 업무를 담당하고 전국적으로 뛰어 다니고 각 농촌마을마다 찾아 다녔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올해 수능을 치른 딸이 있는데도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등 매우 바쁘지만 1남 2녀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감사하고 본부장 맡으면 이혼할 생각을 하라는 통첩을 할 정도의 아내였지만 많이 이해해주고 챙겨주는 짠순이(?) 아내 덕분에 이 정도라도 살아가고 있다고 하며 본부장은 그저 평범한 공무원이고 아버지이며 남편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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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게도 인터뷰 끝자락에 제주퍼블릭웰에 늘 감사하다고 했다. 여러 정보도 제공해주고 우대 서비스도 제공해 주는 등 공직자 복지 특히 하위직 공직자의 복지증진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해 주었다. 제주지역 본부장으로부터 칭찬을 받은듯하여 어깨가 으쓱해졌다. 본부장님의 소임을 다하고 징계도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공평하게 처리되어 큰 어려움 없이 끝까지 연구 분야에서 프로정신을 펼쳐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인터뷰어 : 제주퍼블릭웰 대표이사 송창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