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들 벌벌 떨고 있다는데… >


과장 면담도 퇴짜 맞았던 인사가 장관으로 발탁… 해당 부처 발칵
장ㆍ차관 인선 상하관계 역전 속출… 공무원들 좌불안석


지난 해 말 A부처에 산하연구기관 간부 B박사가 찾아왔다. 업무와 관련해 C과장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업무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었던 C과장은 B박사에게 ""바빠서 그러니 사무관에게 설명하고 가라""고 했다. B박사는 결국 현안보고도 제대로 못하고 서면 자료만 남긴 채 머쓱해서 돌아갔다. 그로부터 얼마 후 B박사는 박근혜정부 초대내각에서 이 부처 장관으로 발표됐다. 과장 면담마저 사실상 퇴짜를 맞았던 인사가 장관으로 오게 됐으니 해당 부처가 발칵 뒤집어졌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지금 공무원사회는 일종의 '패닉'상태다. 박근혜정부 장ㆍ차관인선 결과 상하관계가 역전된 부처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산하기관 인사들이 장ㆍ차관으로 대거 발탁되면서 지시를 하던 공무원들이 이젠 지시를 받는 입장이 된 것. 개인적 혹은 업무상으로라도 과거 불편한 관계에 있던 공무원들은 행여 '보복성 인사'라도 당하지 않을까 좌불안석이다.

신임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KT부사장 출신. 24일 그의 차관영전소식이 전해지자 미래부로 가게 된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공무원들 일부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한 공무원은 ""그 당시 KT부사장이면 아마도 방통위 과장급 정도와 얘기했을 텐데 아마 껄끄러운 일도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 업계 관계자는 ""윤 차관이 KT에서 물러날 때 기분 좋게 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주무부처 차관으로 오게 됐으니 KT도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부원장에서 발탁된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마찬가지. 지난 정부에서도 초대 금융위 부위원장에 서울대 이창용교수가 임명됐지만 그 때와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는 게 금융위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금융연구원은 은행출자 민간연구소이지만 사실상 금융위 산하기관으로 간주되어왔고 실제로 각종 정책용역에서 지시를 하고 지시를 받는 관계였다. 대학교수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지시하던 기관인사가 차관으로 오게 됐으니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그야 말로 쇼크""라고 전했다.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정부부처 정책과제 용역작업을 수없이 해왔던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본부장을 맡다가 차관급으로 영전한 고영선 국무조정실2차장도 비슷한 경우다.

박근혜정부 진용에서 공무원 경력 없이 정부산하연구기관 출신으로 입각한 케이스는 장관급으로 방하남 노동부장관(노동연구원 출신)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농촌경제연구원 출신) 최문기 미래부장관 후보자(정보통신연구원 출신)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해양수산개발원 출신) 등이 있다. 차관급도 미래부 윤 차관 금융위 정 부위원장 국무총리실 고 차장 외에 백승주 국방부 차관(국방연구원 출신) 박형수 조달청장(조세연구원 출신) 등이 있다.

모 부처 인사는 ""과거 산하기관을 아랫사람 부리듯 했던 일부 공무원은 소속부처를 옮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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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없는 꽃축제 될 판"" 이른 개화에 공무원들 '안절부절' >


보름 가까이 빨라진 개화에 꽃축제 준비는 '울상'


개화 시기가 지난해보다 보름 가까이 앞당겨지면서 올해 봄꽃 축제가 줄줄이 차질을 빚게 생겼다.

최근 들어 연일 포근한 날씨로 부산 시내 벚꽃 군락지마다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공무원들은 달갑지만은 않다.

다음달 14일 제8회 청학벚꽃축제를 앞두고 있던 영도구청은 갑자기 축제기간을 일주일 앞당겼다.

3월 들어 갑작스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부산지역 벚꽃이 예년보다 10여일 일찍 만개했기 때문이다.

축제 추진위는 홍보를 위해 기존에 걸어놨던 현수막을 부랴부랴 수거해 날짜를 수정하고 전단지를 다시 제작했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초대가수와 관계기관장의 스케줄을 어렵사리 조정해 일주일 앞당기긴 했지만 기상청이 만개시기를 27일로 예보하고 있어 벚꽃이 다 지고나서 축제를 개최하게 되진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와 단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엔 5월 초에 유채꽃 축제를 개최했던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빨라진 봄꽃 만개 소식에 올해 행사는 4월 19일로 보름여 앞당기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상구는 4월 7일과 13일로 각각 예정된 삼락 벚꽃축제와 운수골 벚꽃축제 시기를 조정하려고 고민했지만 행사 참석자의 일정을 바꿀 수 없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일정하지 않은 개화시기 탓에 오래 전부터 축제 자체의 성격을 바꾼 지자체도 있다.

광안리 해변축제와 남천동 벚꽃축제를 통합해 만든 광안리 어방축제는 이제 벚꽃과 무관하게 열리고 있다.

수영구 한 관계자는 ""과거 남천동 벚꽃 군락지의 만개시기에 맞춰 매년 축제시기를 조정했지만 들쭉날쭉한 개화시기로 행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 2009년부터는 아예 벚꽃과 상관없이 날짜를 고정해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개화가 빠른 이유는 2월 기온이 지난해 보다 2.5도 이상 높았을 뿐 아니라 3월 중순까지의 기온도 2도 가량 높은 데 따른다.

일찍 고개를 내민 봄꽃에 상춘객들의 마음은 들떠 있는 반면 봄 행사를 준비하는 축제조직위 관계자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산CBS 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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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공무원이…"" 中企 사장이 장관에 민원편지 >

김동호 산업부 적합성정책과장

종전에 없는 새로운 변화 바람이 소기업에게까지 체감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말 홍석우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민원편지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무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과장은 자칫 중소기업의 대표적 '손톱 밑 가시'가 되기 쉬운 시험·인증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정책개선 과정에서 보여준 김 과장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감동한 한 중소기업 대표가 장관에게 직접 편지를 보낸 것이다.

홍 전 장관은 ""기업인으로부터 수많은 민원편지를 받았지만 부하 직원 칭찬해달라는 민원 편지는 처음이었다""며 친필로 쓴 답장을 전했다.

기술표준원 적합성정책과는 대표적 무역기술장벽(TBT)으로 꼽히는 시험·인증제도를 전담하기 위해 지난 2010년 11월 1일 신설됐다. 김 과장은 이런 적합성평가의 국가 정책 수립 및 총괄·조정 역할을 맡고 있다.

김 과장은 무역 1조달러 시대를 넘어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고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의 글로벌전문기업 도약을 위해 시험·인증 분야 제도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인증을 받는데 쓰는 비용은 연간 4조원 규모다. 중소기업 한 곳당 14.9개 인증을 보유하고 이를 취득·유지하는데 연간 3230만원이 소요되고 있다. 중복인증 등으로 기업들에 불필요한 비용부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출 기업들의 경우 국내 시험인증산업의 열악한 경쟁력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비용의 해외인증을 받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김 과장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인증비용만도 연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전체 수출액의 0.2% 수준으로 부품업체들의 평균 수출마진률이 3% 내외임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제규격 인증능력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처럼 미약한 시험인증 경쟁력은 앞으로 국가경제 발전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올해 시험·인증제도 정비와 함께 국내 시험·인증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애로해소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해 한국인정기구(KOLAS)와 한국제품인정기구(KAS) 한국인정원(KAB) 등 3개로 나위어진 인정기구의 통합 등 관련 제도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이뤄질 것""이라며 ""중소기업 애로해소와 국내 시험·인증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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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장학회 기금 공무원 쌈짓돈에만 의존  >


전체 모금 133억2천만원 중 순수모금액 9억2천만원 불과

공무원 모금에 불만 목소리 자발 참여 전략 마련 절실
 

경주시가 설립한 <재>경주시장학회가 장학금을 조성하면서 방폐장 특별지원금과 공무원들에게만 의존해 졸속 장학행정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경주시장학회는 올 연말까지 장학기금 200억원 조성을 목표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9년 11월 재단을 설립한 경주시는 현재까지 133억2천62만원(248명 기탁)의 장학기금을 조성했다.

조성된 장학기금 가운데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 유치지역 특별지원금(전체 3천억원)의 일부인 12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경주시와 관련이 있는 2개 기업이 4억원을 기탁했다. 지역의 A업체는 15억원을 약정한 후 2억원을 B업체는 10억원을 약정하고 2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주시장학회가 장학재단 설립 후 3년4개월간 조성한 순수 장학기금은 246명이 낸 9억2천62만원에 불과하다.

장학기금 실적이 저조하자 경주시장학회는 최근 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장학기금 모금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장학기금 모금 운동을 통해 시청 간부공무원 80명이 2천500만원을 기탁했으며 앞으로 6급 이하 공무원들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공무원들의 이번 장학금 기탁은 두 번째로 시청 안팎에서 ‘경주시가 공무원만 쥐어짜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주시 직원 A씨는 “장학회는 지역 기업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장학기금을 조성해야 하지만 매번 공무원에게 기대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꼬집었다.

장학회 기금조성이 턱없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지 않아 홍보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북도 23개 시·군에서 운영하는 장학회 가운데 자치단체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지 않은 곳은 경주시와 예천군 뿐이다.

또 시청사가 협소해 별도로 사무실을 임대 사무국을 운영하다 보니 시민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여기에다 경주시장학회는 장학금 기탁자와 금액을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게시하고 있어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근 포항시가 장학기금을 조성하면서 시청사 현관 등에 장학금 조성 홍보탑을 만들어 적극적인 홍보와 모금활동을 펼치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경주시장학회 관계자는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시민과 기업체의 참여가 많지 않다”면서 “장학회사무국이 4월초 신관으로 이전하면 장학기금 모금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