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급 공무원 A씨는 1년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파견 근무를 갔다가 지난해 12월 초에 복귀했다. 매년 2월이면 성과평가를 거쳐 성과급이 지급되지만, A씨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교육 받은 해에는 C등급을 받고 성과급도 받지 못하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A씨는 "교육받고 온 사람이 바닥 깔아주는게 뭐 최근에 생긴 일도 아니고, 전 아예 마음을 비웠어요"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교육훈련 파견을 이유로 연중 2개월 미만 근무한 공무원도 성과급을 지급 받는다. 지금까지는 교육파견자 중 2개월 미만 근무자는 성과평가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22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초 교육훈련을 마친 과장급 이상 공무원 154명이 처음으로 개선된 성과연봉 지급방침에 따라 성과급을 받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5월 교육파견자 급여체계 개선을 포함한 '공무원 보수·수당규정'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에 교육훈련을 마친 교육파견자가 첫 적용 대상이 된다.
그간 공무원 사회에서 '교육파견으로 인한 저평가'는 불합리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관행으로 여겨졌다. 12개월을 모두 근무한 사람에 비해 2개월 근무(10개월은 교육)한 사람은 당연히 낮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교육훈련 역시 자의가 아닌 해당 부처의 추천으로 간다는 점에서 성과평가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훈련 파견은 과장급 이상 공무원이 해당 부처의 추천으로 1년간 실시된다. 국가인재원, 국방대학교, 세종연구소, 국립외교원, 통일교육원, 인재개발원 등 5개 부처에서 실시한다.
인사혁신처는 이에 교육훈련 기간 동안 교육성적을 고려해 성과연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성과평가 기간 중 10개월 이상의 교육훈련파견으로 인해 성과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해당 계급의 성과연봉 평균금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교육훈련기관에서 교육 성적이 특별히 우수할 경우 A등급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반면 교육훈련 성적이 수료점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심각한 감점요소가 있을 경우에는 C등급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정렬 인사혁신처 인사관리국장은 "실제로 고위공무원 과정에서 68명이 교육을 받았는데 4등을 한 우수 공무원이 C등급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교육훈련이 끝나면 해당 공무원은 업무보고서를 쓰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돼 있다. 즉 교육훈련의 목적이 공무원 역량 향상에 있는 만큼 교육훈련 성적을 참고해 근평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출처 : 머니투데이 / 이미호 기자 best@m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