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연두방문, 발언 대신 의견 청취 집중..."추가 의견, 카톡으로 보내달라"
정유년 새해를 맞아 원희룡 제주지사가 연두방문을 가지고 제주시민과 대화를 나눴다. 일자리부터 쓰레기, 여객선 문제 등 폭넓게 의견을 청취한 원 지사는 지난해와 달리 자신의 발언 보다는 의견을 듣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오전 제주시청 별관 강당에서 열린 원 지사 연두방문에는 농어업인, 장애인, 노인, 탈북주민, 결혼 이민자, 대학생, 기업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고경실 제주시장을 비롯한 시청 각 국장·과장과 읍면동장, 도청 실국장도 배석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시민들은 가로등, 인도 등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민원성 불편부터 쓰레기 문제, 일자리 창출, 한라산 케이블카 문제 등 정책적인 의견까지 다양하게 던졌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연두방문 당시, 제2공항을 비롯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 원 지사가 올해는 의견을 듣는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1시간 넘는 시간 동안 총 28명이 던진 질문 하나 하나에 답변하는 사뭇 달라진 모양새였다.
▲젊음의 날 지정 ▲감귤유통 개선 ▲전신주 때문에 협소한 인도 ▲녹차 판로 개척 ▲동 지역까지 수산직불제 확대 ▲해안도로 철제 구조물 철거 ▲미진한 국립묘지 사업 추진 ▲고령층 이용 시설 마련 ▲탈북자 위한 하나센터 운영 활성화 ▲노후한 교통약자 차량 개선 ▲농기센터 농기계 지원 다양화 등 질문에 맞게 즉답 또는 설명에 나섰다.
지역 청년들을 보다 많이 채용해달라는 제주대 학생의 요청에 대해서는 “지금 제주도 공무원들은 1958년생을 비롯해서 한꺼번에 많은 수가 퇴직하고 있다. 시민들은 왜 이렇게 한꺼번에 공무원들을 바꾸냐고 불만이지만 워낙 대규모로 은퇴하니 연쇄이동이 불가피하다”며 “그래서 올해 공무원 채용은 평소 170명 수준보다 많은 400명 규모가 될 것이다. 제주도개발공사, 에너지공사를 비롯해 새로 만들 항만물류공사까지 지방공기업도 대폭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청년 정책은 행정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부분이 아직 약하다. 청년 정책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분분한 쓰레기 요일제 배출에 대해서는 예상(?)과 달리 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깨끗해지고 있다’, ‘불편하다’는 시민 의견이 모두 나온 가운데, 원 지사는 “고경실 시장님이 욕도 많이 먹고 있고, 쓰레기 요일제 배출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많은데, 시민들께서 보내주시는 의견은 힘내시라는 뜻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일을 하는 과정에서 욕 먹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이해시킬 것은 하면서 시민 모두가 함께 웃기 위해 행정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오늘 주신 말씀은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라는 뜻으로 듣겠다”고 밝혔다.
제주항 부두가 뱃길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고객 불편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제일 답답하게 생각하는 고민 중 하나”라며 “배를 댈 곳이 부족해 여객선사들끼리 싸우고 도청에 로비까지 벌이는 말 못할 상황이다. 최대한 해상 관문을 잘 정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원 지사는 시민과의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전달 못한 의견은 카카오톡으로 보내달라. 'ID/플러스친구' 검색창에 제 이름을 치면 아이디가 뜨는데, 직접 전달할 수 있는 통로다. 욕도 응원도 좋으니 의견을 달라”고 당부했다.
출처 : 제주의소리 /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