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 단속을 무마해주겠다며 억대의 뇌물을 받아 챙긴 공무원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이 공무원은 공직 시작과 동시에 무려 19년 동안 같은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드러나, 기장군청이 비리를 사실상 묵인해왔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기장군청 소속 공무원 A(51) 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지역 주민 B(59) 씨와 C(50) 씨도 A 씨가 뇌물을 받은 사실을 상부에 알리고 고발하겠다며 협박해 A 씨에게서 금품을 갈취한 혐의(뇌물공여·공갈)로 구속됐다.
기장군청에서 그린벨트 등 개발제한구역 불법 건축물 단속 업무를 맡던 A 씨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적게 나오게 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단속 대상자 31명으로부터 1억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무려 19년 동안 단속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뇌물을 건넨 B 씨와 C 씨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각각 500만 원과 300만 원을 A 씨에게 건넸지만, 이후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자 A 씨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상부에 알리겠다. 경찰에 고발하겠다'며 A 씨를 협박해 A 씨의 월급을 압류하는 등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밖에도 A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개발제한구역 거주자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A 씨와 B, C 씨 사이에서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며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주민 3명을 불구속해 총 35명을 기소 의견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기장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A 씨가 19년 동안 단속 업무를 볼 수 있었던 경위를 토대로 담당 군청 등의 관리 감독 문제를 파악해 개선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 : 부산일보 / 민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