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원봉사센터의 센터장 절반 가량을 퇴직 공무원이나 현직 공무원이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원봉사센터 센터장 자리가 선거를 도와준 전ㆍ현직 공무원에게 돌아가면서 ‘선피아ㆍ관피아’의 산실로 전락한 셈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국민의당) 의원이 행정자치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자원봉사센터(245개) 주요직원(센터장 등) 경력’ 자료에 따르면 센터장의 경우 총 245석 중 퇴직공무원이 72석, 공무원 겸직이 48석, 기타 116석, 공석 9석으로 퇴직공무원과 공무원을 겸직하고 있는 센터장의 비율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자원봉사센터가 퇴직 공무원, 현직 공무원들의 보은인사 자리로 악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김광수 의원은 이에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자원봉사센터 운영을 금지하고, 비영리 법인에게만 위탁·운영하도록 하는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국가기관 등이 자원봉사센터를 법인으로 운영하거나 비영리 법인에 위탁해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예외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예외조항으로 인해 현재 다수의 자원봉사센터에 전·현직 공무원이 자원봉사센터의 장을 겸직하거나 선거를 도왔던 선피아(선거마피아)가 센터의 장에 임명되고 있다. 그 결과 자원봉사센터가 센터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어 자원봉사의 기본정신인 자율성·자발성·정치적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자원봉사센터를 직접 운영하거나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하고, 자원봉사센터의 업무를 비영리 법인에게만 위탁ㆍ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민간 운영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국가가 기관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탓에 자원봉사센터에 지자체의 입김이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질됐다”고 지적하며 “개정안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의 본 취지인 자율성과 자발성·정치적 중립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헤럴드경제 /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