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특정 업체에 담당 공무원을 소개해주고 2천여만원을 받은 서울 구의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함석천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오모(54)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오씨가 챙긴 2천758만원도 추징했다.
오씨는 2011년 2월께 인조잔디 수주 업무를 진행하는 A회사 영업이사 배모씨에게 "선거를 도와준 인연으로 양평군수를 잘 알아 양평지역에서 인조잔디 수주 영업을 할 수 있다"며 "내 영업으로 계약을 수주하게 되면 계약금의 일정 부분을 달라"고 제안했다.
배씨는 오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계약 수주 시 공사금액의 15%를 오씨에게 수수료로 주기로 했다.
오씨는 같은 해 3월 양평군 옥천면사무소에서 양평군수 동생인 부면장에게 "내가 제품 홍보를 맡은 A회사가 옥천면에서 발주하는 테니스장 인조잔디 공사를 수주하려고 하는 데 도와 달라"고 말했으며 배씨에게 담당 공무원을 소개해줬다.
오씨는 이처럼 2011년 7월부터 2012년 9월까지 5차례 A회사 제품 5억7천640만여원 상당이 납품될 수 있도록 부탁하고 수수료로 2천758만원을 받았다.
오씨는 중개대리인의 행위로 정당한 영업 활동이었고, 상대가 지방공무원이라고 해도 회사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의 알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오씨가 전에 A회사의 인조잔디 수주 영업 업무를 한 적이 없고, 양평군수를 알고 있으니 인조잔디 수주 영업을 하겠다고 A회사에 말한 후 공무원들을 만나거나 소개해준 사실이 문제가 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여러 사실관계에 비춰 보면 오씨는 지방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관해 알선하고 그 대가로 A회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중개대리인의 형식을 취했다고 해도 알선수재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엇보다 공식 입찰 절차가 마련된 공사 발주 분야에 특정 업체가 발주 담당 공무원을 만날 수 있도록 소개했다는 점이 위법하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은 반성하지 않고 자신 행위의 정당성만 주장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출처 : 연합뉴스 /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