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속했던 조직과 인사에 불만을 품고 허위 사실로 비방하는 투서를 작성해 관세청 고위직과 국회의원 등 300여명에게 유포한 전·현직 세관 공무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관세청 산하 인천본부세관 전 국장 A씨(69)와 인천세관 소속 공무원 B씨(56·6급), 법률사무소 사무장 C씨(56) 등 3명을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7∼10월 관세청 사무관(5급) 이상 간부와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 등 300여명에게 인천세관 소속 국장 D씨에 대한 허위 비방이 담긴 투서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작성한 투서에는 D씨가 올해 초 신입 여직원을 성폭행해 임신하자 1억원에 합의했다거나 다른 여직원들을 수시로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피해 여직들의 실명과 연락처 등도 실려 있었다.
D씨는 이들의 투서 내용이 지난 7월 한 언론사에 기사로 실리자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과거 D씨와 함께 근무한 뒤부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생각해 범행을 계획했으며, A씨는 이를 부추겼다. C씨는 A씨와 B씨가 작성한 투서를 관계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에 팩스, 우편 등을 통해 보냈다.
A씨와 B씨는 과거 같이 근무한 것을 계기로 가까워졌으며, A씨와 C씨는 C씨가 근무하는 법률사무소의 변호사의 소개로 알게 됐다.
관세청은 지난 6월부터 A씨 등이 유포한 투서의 내용이 소문으로 돌자 D씨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였지만 아무런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와 B씨는 “투서를 작성하거나 허위 소문을 퍼뜨린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C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 3명은 자신들이 작성한 투서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여부는 증명하지 못했다”며 “투서에 같은 기관 여직원의 실명과 연락처가 적혀 있는 등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속송치했다”고 말했다.
출처 : 뉴스1 / 주영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