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금이공단 번영회는 10년여간에 걸친 불법 공장문제 해결을 위해 일부 공무원과 지역 토박이 힘에 의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0년전 시흥시 매화동 7통 자연부락에 하나 둘씩 들어와 민가를 빌려 생산공장을 운영하던 업체들은 개발제한구역내 불법공장이라는 낙인에 찍혀 매년 과징금을 내가면서 기업을 운영해왔다.
이들 업체들은 불법 공장 운영으로 단속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고, 시에서 조사라도 나오면 공장 짐을 전부 빼고 사진을 찍어 제출한 뒤 다시 영업을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며 기업인들 30여명이 모여 만든게 '금이공단번영회'다. 기업인들은 2014년 기업 한 곳당 월 5만원의 정기회비를 내는 번영회를 꾸리고 금이공단 개발 및 기업인들의 애로사항 해결에 나섰다.
여기에 이 지역 토박이인 C통장이 금이공단 애로사항을 관공서와 해결하겠다며 활동가로 나서면서 2년 사이에 개발제한구역의 규제에서 풀려나고, 도로포장과 주차장이 신설되는 등 발전을 이뤘다.
이러한 불법 공단으로 낙인찍힌 이 공단이 2년만에 상황이 바뀔수 있었던 것은 시청의 관련과 식사비, 각종 찬조금, 170만원 상당의 간부 공무원 퇴직 선물 등 관청과 토박이 통장들에게 쏟아부은 찬조금 지급 등 물심양면의 결과라는 의구심을 가질수 밖에 없었다.
금이공단 번영회비사용내역서를 보면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노인정야유회, 지역 축제 및 행사 찬조금, 지역 기관 기부 등으로 약 1000만원 이상 지출됐다.
특히 이 지역 토박이인 C통장에게 2014년 5월 230만원, 2015년 4월 400만원, 100만원 등 수백만원이 찬조금 명목으로 통장거래가 아닌 방식으로 지급됐다. 이와 별도로 번영회 통장에서 C통장에게 2015년 4월 한달동안 3차례에 걸쳐 450만원이 전달됐다.
번영회는 2014년 6월 시청 공무원 식대 15만6000원을 시작으로 도시정책과장 식대 13만6000원 등 공무원을 상대로 한 접대비 명목으로 회비를 사용했다.
또 2015년 9월부터 10월 한달간 시흥시 통장 정기모임과 워크숍 등에도 80만원을 지출하는 등 공단 기업인 회비가 통장들의 쌈짓돈 처럼 사용됐다.
이들의 '이상한 돈거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공단 기업인 3명은 C씨의 자녀 학자금 명목으로 각각 300만원, 200만원, 150만원씩 개인적으로 빌려주기도 했다.
이렇듯 기업인들의 친목도모와 공단발전을 위해 사용할 회비가 '주인 없는 돈'처럼 사용된 것에 번영회와 기업인들은 어쩔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불법에 묶인 금이공단에서 기업을 운영하려면 공무원들과 지역 토박이들에게 밉보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번영회와 통장간의 이상한 돈거래에 염증을 느낀 번영회 회원들은 하나둘 씩 번영회를 빠져나갔다. 설립당시 30~40명이던 회원수가 현재 약 22명으로 줄었다.
금이공단번영회장 A씨는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더 이상 공단 내부문제를 알리기 싫다"고 일축했다.
인근 공단 번영회 관계자는 "금이공단은 처음부터 관계 공무원과 마을 통장 등에게 잘 보여야 하는 구조에서 시작됐다"라며 "기업인들을 위해서 투명한 번영회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인천일보 / 홍성수·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