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갑질 공무원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경찰이 시의원 윗선 개입·압력 등을 포착, 보조금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청주시 공무원들에게 외유성 여행 경비를 제공한 ㈔글로벌무역진흥협회 충청지부가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배경에 시의회와 청주시 고위간부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3억원 편중 지원= 15일 충북경찰청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글로벌무역진흥협회는 2015년부터 2년간 민간경상사업보조금(수출지원사업) 6억1천500만원을 지원 받았다.
한해 평균 3억원을 받은 것인데, 이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지원금보다 많게는 2배를 넘는 규모다.
사업실적이 없는 이 협회가 설립 2년 만에 공신력도 높고 인지도도 높은 다른 기관을 뛰어넘는 수준의 중소기업 수출 관련 컨설팅 보조금을 확보한데는 공무원들에 대한 '관리'와 드러나지 않은 '외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협회 관계자에게 중국여행 경비 280만원을 위안화(1만4천900위안)로 받은 공무원 2명은 시청 7급과 별정직 8급이다. 실무를 담당하는 주무관이 거액의 보조금을 협회에 지원하는데 결정권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보조금을 얼마나 지원할지는 팀장(6급)과 과장(5급), 국장(4급) 등 결재 라인을 거쳐 결정하게 된다.
경찰, 윗선 개입 보조금 수사력 집중= 경찰은 시의회의 개입 농후성이 짙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조금 예산 심의 권한을 쥔 청주시의회 A의원의 제안으로 이 협회의 사업계획이 수립된 점, A의원이 협회 지부장과 절친인 점을 경찰은 주목하고 있다.
공무원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충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보조금 정산내역을 시로부터 넘겨받아 정산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이 협회가 목적과 다른 수익사업을 벌이고, 보조금 정산서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혈세를 빼돌려 공무원들에게 상납했을 가능성까지 살피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던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관련 공무원들을 소환해 협회로부터 여행경비를 받은 이유와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한 경위 등을 조사한다.
해당 시의원 "정책제안만 했을 뿐 단돈 10원도 받은 적 없다"= 이와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 A의원은 "정책제안만 했을 뿐 단돈 10원도 받은 적 없다"며 "단지 무역진흥협회 충청지부장과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마치 부정한 사람처럼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글로벌무역진흥협회 충청지부와 투자유치과 직원들과 불편부당한 일이 일어난 부분도 최근에서야 알정도로 저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청렴한 의회가 되기 위해서라도 잘잘못이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중학교 때부터 꿈이 정치인으로 다른 여타 시의원들처럼 직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직업이 시의원인 시민들의 심부름꾼"이라며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정치를 한 것 뿐이지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시의원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 중부일보 / 이민우 기자 minu@jb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