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가 음주운전을 한 공무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재교육하는 초강경 '징벌'에 나섰다. 좀처럼 줄지 않는 공무원 음주운전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음주운전이 중대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음주운전 공무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벌이 대폭 강화됐다. 자리를 뺏거나 쓰레기 수거장에 배치하는 치욕을 안긴다. 3번 적발되면 공직사회에서 추방된다.
내부적으로 '가혹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지자체들의 음주운전 근절 의지는 확고하다.
충주시는 27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 2명을 '시민행복지원단'으로 발령냈다.
시민행복지원단은 비위 공무원이나 업무에 태만한 직원을 재교육하는 제도다. 지난해 4월 도입했지만 실제 인사조치가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시민행복지원단으로 발령 난 공무원은 6급(주사)과 8급(서기) 직원으로, 사실상 일하던 자리를 박탈당한 셈이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과 지난 23일 음주운전 단속에서 각각 적발됐다.
시민행복지원단에 편성되면 두 달 동안 자기변화 혁신, 리더십 심화 과정 등 전문교육을 받고 분야별 연구과제를 수행한 뒤 중간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 2개월 동안 사회복지시설에서 50시간 이상 현장체험 활동을 하고 심리 안정 프로그램도 거쳐야 한다.
시민행복지원단에 배치되면 '문제 직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고, 소속 부서는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 개인과 부서 모두 큰 타격을 입는다.
제도 도입 1년 만에야 처음 시행된 것도 이런 '가혹'함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충주시는 올 들어 음주운전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공무원이 크게 늘어 골머리를 앓아왔다.
작년 한 해 동안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충주시 공무원은 2명뿐이었지만 올해는 이미 10명가량 된다.
시는 지난 22일에도 인사위원회를 열어 음주운전 직원 2명에게 감봉 1개월씩을, 2명에게는 견책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얼마 전에는 서로 다른 자리에서 술을 마신 시청 직원 2명이 각자 차를 몰고 가다 자신들끼리 교통사고를 내 조길형 시장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 관계자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데도 음주운전 적발 공무원이 크게 늘어 당혹스럽다"며 "본인에게는 큰 불명예가 될 수 있지만 전 직원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주기 위해 시민행복지원단 발령을 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올해부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원에게 징계와 함께 사회봉사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한 차례 적발되면 3〜4일, 2회 적발 시 7일간 사회봉사활동을 한다.
또 해외연수, 선진지 견학 등 기회에서 아예 제외하는 페널티도 부여한다.
충북도는 작년 11월 제정된 지방공무원 징계 규칙에 따라 음주운전 당사자뿐 아니라 소속 부서 직원 전체에게 봉사활동을 시키고 부서장 평가 때 감점을 준다.
자신뿐 아니라 부서 동료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을 느끼게 함으로써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일깨운다는 취지다.
영동군도 음주운전 연대책임제를 운영하고 있다.
음주운전을 방조한 책임을 물어 동승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같은 부서원들에게도 4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시킨다.
또 경북 김천시가 음주운전자를 쓰레기 수거현장으로 보내고 3번째 적발되면 해임·파면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고, 제주시는 적발 시 곧바로 직위 해제하는 등 음주운전 처벌 강화는 전국 지자체로 번지고 있다.
출처 : 충청신문 / 신동렬 기자 news7220@dailycc.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