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만 울산시교육감(69)이 학교공사 비리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에서 수주하는 관급 공사를 특정 업체에게 알선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전·현직 공무원들과 브로커들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울산시교육청 공무원 양모씨(58)에게 징역 4년과 벌금 4350만원을 선고하고 변호사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시 송파강동교육청 공무원 심모씨(61)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5)와 A주식회사 대표 김모씨(50)에게 징역 2년을, 전 서울시교육청 공무원 김모씨(60)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 교육청 공무원 권모씨(55)와 김모씨(55)는 각각 징역 1년에 벌금 1400만원, 징역 10개월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권씨와 김씨의 형에 대해 2년간 집행을 유예했다.
심씨와 이씨는 지난 2012년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의 사촌 동생인 김모씨(53)의 부탁으로 울산시교육청 창호구매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도운 뒤 업체로부터 수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공무원이던 양씨는 심씨가 소개한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는 김 교육감 사촌 동생 김씨와 공모해 울산시교육청의 목재구매사업 수의계약 업체로 특정 업체를 선정해준 뒤 4300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심씨는 김 교육감 사촌동생 김씨에게 부탁 받아 창호업체인 B주식회사 대표에게 업체 선정을 약속하고 수주금의 15~19%를 영업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전직 공무원이던 심씨는 울산시교육청 시설 관련 부서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선배 양씨에게 B업체를 선정해달라고 청탁했고 양씨는 B업체의 선정에 개입했다.
이후 B업체가 울산시교육청 창호구매사업 수의계약 업체로 선정됐고 심씨와 이씨는 B업체 등으로부터 각각 2억5000여만원, 2억1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업체 소개를 부탁한 김씨도 이씨로부터 1억5500여만원을 받았다.
심씨와 이씨는 2014년 6월 검찰의 울산시교육청의 관급사업 수주 비리 수사로 인해 김씨가 구속되고 난 후에도 업체들로부터 각각 1억여원, 1억9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전·현직 공무원들과 브로커들의 관급 공사 비리는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일어났다.
서울 소재 교육지원청에서 현직 사무관으로 근무하던 권씨는 지난 2017년 7월쯤 심씨가 소개해준 특정업체가 서울 C고등학교 내부개선공사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도와준 대가로 현금 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심씨가 소개해준 업체는 서울시교육청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김씨가 운영하는 업체였다.
또 다른 서울 소재 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던 사무관 김씨도 같은해 심씨가 소개해준 업체가 화장실 칸막이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도와주고 현금 4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공무원 신분이던 양씨와 권씨, 김씨, 전 공무원이던 김씨의 범행은 공무원의 직무 공정성 등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며 "전직 공무원이던 김씨의 범행 또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관련 업체들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킨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현직이던 권씨와 김씨는 수수한 뇌물의 금액이 크지 않고 범행을 인정,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심씨와 이씨에 대해서도 "공무원에게 청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줘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수수한 금액이 크지 않고 특히 이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출처 : 뉴스1 / 한재준 기자
